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클럽하우스의 모습.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4일 농협과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뉴스1
농협 ‘시 금고’, 알파돔 '개발 지침 변경' 현백 '민원 무마'?
농협은 성남FC에 2014년 14억원, 2015년 13억원, 2016년 13억원, 2017년 10억원 등 총 50억원의 광고비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 2014년 이후부터 올해 체육 관련 단체에 기부금과 광고비로 총 290억5176만원을 집행했는데 단일 단체로는 성남FC에 제공한 금액이 가장 컸다. 검찰은 농협이 수신고가 2조3000억원대에 이르는 성남시 금고 지정 등을 위해 성남FC에 광고·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 금고는 4년마다 재계약하는데 농협은 이재명 시장시절인 2012년, 2016년, 그리고 은수미 시장 때인 2020년 성남시와 재계약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검찰이 4일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사무실 등 7곳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은 이날 오전부터 농협 성남시지부, 현대백화점, 알파돔시티 사무실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압수수색 중인 NH농협은행 성남시지부 모습. 뉴스1
특수목적법인인 ㈜알파돔시티는 2015년 5억5000만원의 광고·후원비를 성남FC에 냈다. 알파돔시티는 성남 판교신도시 중심권에 주거·상업·업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2015년 3월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을 작성했다. 주차 전용 건축물을 지을 때 근린생활시설을 지하 1, 2층에 우선 배치토록 하는 기존 규정을 삭제하고, 지상 1층에 근린생활시설을 우선 배치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이다. 주차 전용 건축물에 지을 수 있는 근린생활시설의 비율도 기존 지침(지상층 연면적의 30% 미만)에서 ‘연면적의 30%’로 끌어올렸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같은 해 3월 20일 이 공문에 자필 서명으로 결재했는데 11일 뒤 알파돔시티는 성남시와 ‘유소년 축구 및 성남FC 발전 후원금’ 협약을 맺었다. 검찰은 성남시가 알파돔시티에 유리하게 지구단위 개발 계획을 변경해주고 후원금을 유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농협과 알파돔시티 관계자들은 성남시가 통일교 기업 일화로부터 성남FC를 인수하던 2013년 10월 ‘시민 프로축구단 창단 추진위원회’를 구성할 당시 후원기업 유치 분야 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백화점은 성남FC에 2015년 2억6000만원, 2016년 3억원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알파돔시티에 판교점을 개점했다.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인근 상인들은 상권·생존권 보호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검찰은 현대백화점이 낸 후원금이 이런 반대 민원 해결의 대가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의혹 제기된 6개 기업 전부 재수사
네이버는 공익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에 총 39억원을 협찬하고 그 대가로 저소득층 채무 탕감 운동을 벌여온 민간단체인 ‘희망살림’은 2년간 구단 메인 스폰서 자격을 따냈다.

검찰이 지난 2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으로 압수수색한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연합뉴스
차병원엔 용적률 상향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성남시는 2018년 2월 야탑동에 있는 분당차병원(현재 250%)과 분당경찰서 부지(200%)의 기준용적률을 각각 460%로 상향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시에 기부채납하는 비율은 법정 최저치인 10%로 정했다. 차병원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앞선 2015년 성남FC에 33억원의 광고비를 냈다. 검찰은 최근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이같은 후원금·광고비 모집과 구단 대소사에 대한 결정을 이 대표의 핵심측근인 정진상(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씨가 내려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2015~2017년까지 성남FC가 지급한 후원금 유치 성과금의 90%가 성남FC 내부 직원 3명에게 지급된 과정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다. 이모 전 마케팅 실장은 네이버가 우회 지원한 공익단체 희망살림에서 2차례에 걸쳐 19억원의 후원금을 유치한 공을 인정받아 1억 7270여만 원(이하 세전)의 성과급을 받았다. 이 전 실장은 2016년~2018년 성남FC의 대표직을 2년간 맡았고, 경기도 산하기관의 대표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