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김포공항 3분이면 되지만…UAM, 의외의 문제들

UAM이 내년 하반기 서울 도심에서 시범 운항에 들어간다. 사진은 2020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범비행 중인 2인승 UAM(EH216) 모습. 사진 서울시

UAM이 내년 하반기 서울 도심에서 시범 운항에 들어간다. 사진은 2020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범비행 중인 2인승 UAM(EH216) 모습. 사진 서울시

이르면 2년 뒤 서울·경기·인천 일부 지역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를 이용할 전망이다. UAM은 활주로 없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다.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보던 미래 교통수단이 현실화하는 건데, 아직 항로나 보험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내년부터 서울 도심서 실증사업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수도권 내 UAM 상용화를 위한 실증사업 노선을 정했다. 서울은 김포공항~여의도공원(18㎞), 잠실 헬기장~수서역(8㎞) 간 2개 노선이다. 경기도는 고양 킨텍스~김포공항(14㎞), 인천은 드론시험인증센터~계양신도시(14㎞) 각각 1개 노선이다.  

실증사업은 1·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우선 전남 고흥 넓은 평지에서 기체 안전성과 관제시스템·통신망 등을 면밀하게 살핀 뒤 내년 7월부터 실제 도심 구간에 UAM을 띄울 계획이다. 운행상황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대비해 한강과 아라뱃길·탄천 등 도심 물길 위를 난다. 실증사업엔 현재 기업 46곳이 컨소시엄 12개를 구성해 참여 중이다. UAM 상용화는 2025년 목표다.  

2025년 상용화...이동시간 획기적 단축 

UAM을 타면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고양 킨텍스~김포공항 간 14㎞ 노선을 시속 300㎞로 운행한다고 가정할 때 3분이면 된다.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가량 걸린다. 이동시간이 20분의 1로 단축되는 셈이다. UAM는 활주로 대신 이착륙시설인 ‘버티포트’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와 UAM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UAM을 탄 채 한강에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는 관광상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상상으로만 그리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현실에서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軍시설 등 피해 항로 설계 고민 

하지만 전문가들은 풀어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우선 항로 개발이다. UAM을 대중화하려면 노선이 확장돼야 하는데 대통령실이 자리 잡은 서울 용산, 수도권 내 주둔 중인 군(軍) 시설 주변으론 운항에 한계가 있다. 대통령 집무실 기준 반경 3.7㎞는 비행금지구역(P-73)으로 설정돼 있다.  

2020년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범비행 중인 드론택시 모습. 뉴스1

2020년 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서 시범비행 중인 드론택시 모습. 뉴스1

 
UAM이 도심을 지날 때 발생하는 소음도 잡아야 한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0dB(데시벨)에도 수면장애가 일어난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실증사업 때 운용환경소음을 확인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UAM이 저공 비행할 때 사생활 침해문제도 우려한다.    

UAM에 적용 가능한 보험도 개발해야 한다. 보험업계에선 UAM이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이나 주로 도심에서 운임을 받고 일정 구간을 다니는 ‘택시’처럼 운행돼 자동차와 유사한 사고가 날 것으로 걱정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 보험처럼 피해자를 신속히 구제·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UAM 촉진법은 아직 계류 중 

하지만 적용 법률이 애매한 실정이다. 현행 항공안전법상 UAM은 비행선·헬기·활공기와 달리 항공기로 볼 수 없단 주장이 나온다. 다만 조종사가 탑승하는 만큼 같은법 시행규칙상 항공기로 볼 여지는 있다. 지난해 8월 UAM사업자에 대해 실증 구간 내 책임보험 가입 등을 규정한 도심항공교통활용촉진법이 발의됐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박세훈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UAM 자체는 항공 이동 수단에 해당한다”며 “UAM 보험제도를 마련할 때 항공보험 의무보험체계를 기반으로 하되 자동차보험 특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