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0원대 박스권에 갇혀있던 달러 당 원화 가치가 1200원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올해 2월 1220원 수준까지 올랐던 달러 당 원화값은 최근 두달간 1300원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올라서지 못했다. 달러 당 원화값 1300원대는 지난해와 올해를 빼면 과거 위기 때나 나타나 한국 경제에 ‘위험 신호’로 여겨진다.

신재민 기자
여기에 수출 부진 흐름이 막바지에 있다는 기대감이 원화값 회복의 요인이 되고 있다. 무역 적자는 달러 유출을 의미해 달러당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내놓은 ‘6월 경제동향’에서 “반도체 수출 금액과 물량의 감소세가 일부 둔화하는 가운데 대(對) 중국 수출 감소폭이 점차 축소되는 등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액도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 달러 강세가 지난해 대비 완화했음에도 원화 가치가 떨어졌던 것은 수출 부진으로 무역적자가 누적된 요인이 컸다”라며 “반도체 경기를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 완화 기대 등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유입이 늘어난 게 원화값 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다만 달러 당 원화값 1300원 수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장담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을 지낸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는 “현재의 원화값 상승은 외국인의 증권투자가 이끄는 모양새”라며 “증권 투자 자금은 곧 빠져나갈 수도 있는 만큼 수출 회복을 통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해야 원화 값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