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26일 존 C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레이널 브레이너드 전 Fed 부의장, 제롬 파월 Fed 의장(왼쪽부터)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티턴산 국립공원을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잭슨홀 미팅에선 인플레이션 목표 적정성 논의에 더해 ‘중립금리 논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부양하거나 침체에 빠뜨리지 않는 이상적 수준의 금리로,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비해 높을수록 긴축 강도가 높아진다. 즉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면 긴축 정책에도 충분한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 고물가·고금리 속에서도 경제 성장세가 꺾이지 않자, 미국에선 실질중립금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 추정치(0.5%)보다 상승했을 거란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재정지출과 에너지 전환 투자가 증가하고 인공지능(AI) 등 생산성을 향상하는 기술이 발전되면서 미국 경제를 밀어 올리는 요인들이 늘어났다”며 중립금리 상승 요인을 짚었다.
중립금리 논쟁은 ‘2020년대식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주제로 이동하는 발판이 된다. “중립금리 상승에 맞춰 기준금리를 더 올리자니 금융 불안을 높일 수 있어 기준금리를 ‘적당히 높은 수준’ 정도만 유지하게 되면서 고금리·고물가·고성장이 굳어진다”는 이야기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더라도 기준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위원은 “잭슨홀 미팅에서의 중립금리 논의를 통해 2020년대 뉴노멀이 공식화될 것”이라며 “재정 부담이 높은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높게 유지해 부채 실질 가치를 낮추면 뉴노멀 환경이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미팅 둘째 날인 25일 연설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파월 의장이 균형 잡힌 어조를 취할 것”이라며 “긴축 사이클 종료를 암시하는 동시에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봤다. 만일 파월 의장이 중립금리 상승 평가에 무게를 실을 경우 추가 긴축에 대한 이론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 “중립금리, 실질금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가 명확하고 정확한 이해를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