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에서 수몰 지역에 살던 이들이 K-water가 지원한 선박을 타고 선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 24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에 만난 김광호(64·서울 송파구)씨가 호수 주변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이렇게 설명했다. 남들이 보기엔 운문호를 가득 메운 물이 찰랑거리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그에겐 옛날 마을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듯했다. 이곳에는 과거 김씨의 고향 마을이 있었다.
김씨는 10인승 선박을 타고 운문호를 가로지르면서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초·중·고를 이곳에서 모두 나왔다. 친구들과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 부모님 농사일을 도왔던 기억이 선하다”고 말했다.
“저기가 학교였다”…기억 생생

지난 24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에서 수몰민 김광호씨가 자신이 살던 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있다추석. 김정석 기자
청도군에 따르면 운문댐 건설로 대천리(221가구)순지리(113가구)·방음리(63가구)·오진리(35가구)·서지리(85가구)·공암리(74가구)·지촌리(66가구)에서 총 657가구가 물에 잠겼다. 운문초와 지촌초, 문명중·고등학교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 운문댐은 1985년 착공, 1996년 완공됐다. 주민들은 91년부터 96년까지 6년에 걸쳐 이주했다. 운문댐 건설로 생긴 운문호는 현재 대구 동구·수성구·북구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운문댐 건설로 고향 떠난 이들, 명절 맞아 성묘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 전경. 김정석 기자
고향은 물에 잠겼지만, 인근 선산에 산소를 모신 이들은 매년 추석이 되면 벌초를 겸한 성묘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K-water와 청도군은 선박을 지원해 수몰민 성묘를 돕고 있다. 올해는 지난 17일과 23일, 24일 등 세 차례 지원했다. 매년 300명 이상이 선박을 이용한다. 이날도 30여 명이 선박을 타고 가 성묘했다.

지난 24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에서 K-water가 지원한 선박을 타고 선산 자락에 다다른 성묘객들이 벌초 장비를 들고 배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석 기자
K-water·청도군, 수몰 지역 성묘객 선박 수송

지난 24일 경북 청도군 운문면 운문호에서 수몰 지역에 살던 이들이 K-water가 지원한 선박에 탑승하기 위해 선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