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조성 사업을 본격화했다. 6일 400억원 규모 곤돌라 공사 관련,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하면서다. 곤돌라 노선이 학교 옆에 있는 만큼 “학습권 침해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총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했다. 사진은 남산 곤돌라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는 중구 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부를 오간다. 10인승 캐빈 25대가 줄지어 804m 구간을 돌며, 예장공원에서 남산 꼭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분(편도) 이다. 시는 곤돌라가 시간당 약 1600명을 실어 나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공사는 이르면 2년 뒤인 2025년 11월 준공이 목표다.
남산 곤돌라는 2008년과 2016년 두 차례 추진됐지만, 한양도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는 문제 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양도성 관련, 유네스코 등재 주제가 경관 위주에서 방어시설 중심으로 바뀌면서 큰 어려움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남산에 곤돌라가 설치되면, 한눈에 펼쳐진 서울 북부 권역 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부 승강장이 될 예장공원은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 200m 거리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명동에 몰리는 외국인 관광객에도 곤돌라가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
시는 곤돌라 이용자가 연간 약 189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성인 요금을 왕복 1만원으로 두고, 타당성 분석을 해보니 비용편익비율(B/C)이 1.99로 나왔다고 한다. 이 수치가 1 이상이면 사업 타당성이 있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6일 남산 곤돌라 조성을 위한 총공사비 400억원 규모의 설계·시공 일괄 입찰(턴키) 공고를 게시했다. 사진은 남산 곤돌라 예상 구간. [사진 서울시]
문제는 남산 곤돌라가 학습권 침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단 우려다. 곤돌라 노선 예정지 바로 옆으로 리라초등학교‧리라아트고등학교 등이 있다. 노선에서 약 75m가량 떨어져 있다.
이에 서울시는 학교 측과 협의‧소통을 꾸준히 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학교 관계자와 총 6차례 면담과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남산 능선을 따라 나무가 촘촘하게 많이, 크게 자라있는 만큼 곤돌라가 보이지 않아 학생 학습권‧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적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오승민 서울시 도시정비과장은 “능선 뒤로 곤돌라 노선이 지나가고, 수풀이 있어서 학교에서 곤돌라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는 "곤돌라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시는 지난 6월 환경단체‧전문가 등과 함께 만든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와 협의, 남산 생태환경 보존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곤돌라 운행을 위해 승강장·노선에 설치할 지주 5개 위치도 생태환경을 해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용객 증가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곤돌라 운영 수익금 전액은 생태보전 사업 등에 활용하고, 이를 위해 조례를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운영 수익을 재원으로 활용해 남산에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사진 서울시]
시민 여론도 곤돌라 설치를 반긴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다. 시는 지난달 한국리서치가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0.7%가 곤돌라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