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애쓰지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
패션팩트에는 현재까지 전 세계 60명 이상의 패션 기업 CEO와 17개국, 160개 이상의 브랜드가 가입해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케어링 그룹을 비롯해 샤넬·아르마니·버버리·랄프로렌·나이키·갭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아식스, 중국 엘라세이 그룹이 동참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한국 패션 기업 최초로 패션 팩트에 가입, 의류 유통업계에서 선도적인 지속 가능 경영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 나갈 예정이다. 이번 계획에는 코오롱FnC와 자회사 슈퍼트레인(주)·소셜 벤처기업 ㈜K.O.A 등 3사가 동시 가입해 패션팩트가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 실현에 동참하게 됐다.
‘패션팩트’ 회원사의 권리와 의무
또한 패션팩트는 회원사 간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패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연 3~4회 온라인 모임을 개최하며 지속 가능성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성공 및 실패 사례를 공유한다. 이 외에도 최고전략책임자(CSO), 실무자들이 공유하는 온라인 세션이 있으며 패션팩트 연구 자료에 대한 접근 가능성도 주어진다.
몇 가지 의무 사항도 있다. 패션팩트 회원사들은 하나 이상의 ‘공동 행동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이외에도 매년 회원사들은 연간 관련 자료를 보고해야 한다. 패션팩트는 매년 연말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이때 회원사들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지속 가능 소재 및 포장재 사용량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업계 모범 사례 될 수 있도록….”
단일 소재로 옷을 만드는 것은 패션 산업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코오롱FnC는 캐시미어 단일 소재 폐의류, 의류 제작 후 남은 원단, 재고 의류 등을 수거해 섬유에서 섬유로 재생하는 자원순환센터 ‘서큘러 팩토리(순환 공장)’를 몽골에 구축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 스포츠’는 100% 나일론 소재로 상품을 만들어 폐의류 재활용 시 복잡한 분해 과정을 최소화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업사이클링(새활용) 브랜드 ‘래코드’는 수선 및 리디자인을 통한 다시 입기를 제안해왔다. 코오롱FnC 브랜드의 3년 차 재고를 해체해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브랜드로 생산 과정에서 남기고 버려지는 것이 없는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를 지향한다. 현재까지 래코드가 되살린 재고 의류 수는 2024년 2분기 기준 3만 2211벌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2년 코오롱FnC는 자사 몰 ‘코오롱 몰’에 국내 패션 기업 최초의 중고 거래 서비스인 ‘오엘오 릴레이 마켓’을 정식 출범했다. 코오롱FnC 산하 브랜드 제품을 중고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사이트로 의류 사용주기 연장을 독려한다. 고객이 매입 기준에 맞는 코오롱FnC 브랜드 제품을 판매 신청하면, 회수 후 세탁 및 가벼운 수선, 등급화의 과정을 거친 뒤 신제품 대비 평균 60~80%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오엘오 릴레이 마켓에는 코오롱스포츠·쿠론·슈콤마보니 등의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2024년 7월 기준 누적 이용자 수 2099명, 누적 매입 성공 상품 수 26105개 등의 성과를 보이며 순항 중이다.
유석진 코오롱FnC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패션팩트 가입을 통해 지속 가능에 대한 세계적 기업들의 통찰력을 얻고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겠다”며 “국내 패션 업계에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