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닛 곡선 라인이 예쁘네.”
최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에 새로 문을 연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 아이를 안고 온 아버지부터 어머니를 모시고 온 딸까지, 전시된 차량을 구경하러 사람들이 모였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하남’은 현대자동차에서 운영하는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개장일인 지난 5일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70~80명이 이곳을 둘러봤다. 이 같은 브랜드 체험 공간(볼보, 아우디, BMW MINI 시티라운지 등)이 하남 스타필드에만 9곳 있다.
온라인 쇼핑 대세 속에서도,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에 심혈을 기울인다. 하남 스튜디오도 현대차가 개관 8년 만에 리뉴얼 한 곳이다. LED 디지털 미디어월을 89개에서 121개로 늘리고, 전시 라인업도 3→5종으로 확대했다.
현대차, 올해만 전시장 13곳 열어
체험 공간뿐 아니라 시승과 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오프라인 전시장도 건재하다. 현대차는 올 한해 13개 신규 전시장을 열었고, 토요타는 전국 28개 전시장을 운영한다. BMW는 전국 134개 공식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들은 직접 타봐야만 정보를 알 수 있는 자동차만의 상품 특성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마케팅을 추진한다고 설명한다. 현대 모터스스튜디오 하남에서 만난 정택민 매니저는 “손님들은 보통 승차·주행감을 꼼꼼히 체크한다”며 “자동차 유튜브 등에서 본 기능을 써보고 싶어하는 분들도 현장을 찾아오신다”고 말했다. 이날 친구와 하남 스튜디오를 찾은 하연석(21)씨는 “아반떼 N에 앉아보니 시트가 편했다”며 “확실히 영상으로 보는 거랑 다르다”고 했다.
온라인 쇼핑몰 이용객은 물건을 한번 사서 써보고 마음에 안들면 재구매를 안하는 것으로 품질을 평가한다. 하지만 가격대가 높고 구매 주기가 긴 자동차를 그렇게 이용하기엔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자동차 마케팅전략』(2021)의 저자 박주홍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입하기엔 자동차는 너무 비싼 제품”이라며 “어떤 딜러와 거래를 하느냐에 따라 가격 할인이나 서비스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직접 방문·체험을 통해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보려는 성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고급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도 업체들이 오프라인 체험관을 설립·운영하는 이유로 꼽힌다. 박 교수는 “자동차 체험관을 놀이공원 삼아 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가기도 한다”며 “차 브랜드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이 나중에 차를 구입하는 잠재적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