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1일 세계 최고층 낸드플래시인 321단 1Tb(테라비트) TLC의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직전 세대 최고층 낸드인 238단 제품을 양산해 시장에 공급했고, 이번에 300단을 넘어서는 낸드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며 “내년 상반기부터 321단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업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321단 낸드를 양산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D램에 이어 낸드에서도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움직임이라서다. SK하이닉스는 ‘3-플러그(Plug)’ 공정을 도입해 적층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3번에 나누어 공정을 진행한 후, 전체 낸드를 쌓아 연결하는 방식이다.
낸드도 초고층 전쟁
삼성전자가 낸드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일본 키옥시아가 잇따라 200단 이상의 낸드를 개발·양산하면서 초고층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YMTC(양쯔메모리)마저 200단 이상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면서 경쟁이 격화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년 첨단 패키징 공정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적용한 400단 이상 낸드를 개발해 경쟁사들의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는 2035년까지 1000단 낸드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日, 키옥시아 내달 상장할 듯
앞서 키옥시아는 지난 2020년부터 수차례 상장을 시도했지만 수요 조사 결과 예상 시가총액이 기대에 못 미치자 번번이 계획을 철회했다. 이번에도 예상 시총은 7500억엔(약 6조7600억원) 규모로, 당초 목표치였던 1조5000억엔(약 13조5000억원)에는 못 미치는 규모다.
현재 키옥시아 대주주인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베인캐피탈과 일본 도시바는 기업공개 과정에서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간접 출자를 통해 전체 지분 중 19% 가량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지분 15%를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전환사채(CB)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키옥시아 지분을 최대 34%까지 늘릴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