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핵심' 김용현, 진술거부권 행사…"특정 정당이 수사 개입"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중앙포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중앙포토

'계엄사태 핵심'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14일 검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특정 정당이 불법적으로 수사에 개입해 검찰이 정치적 도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조사를 마친 뒤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 측은 검사가 제시한 문건 중 하나가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산한 것이라며 박 의원과 수사 검사들을 직권남용 및 불법체포·감금 등으로 고소하고 징계 청구할 계획을 공개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구속 상태인 김 전 장관을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3시간 동안 조사했다. 조사 전 과정은 영상으로 녹화됐다. 검찰은 계엄 포고령 수정 과정에 윤 대통령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했지만 김 전 장관은 진술을 내놓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 바로 밑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지목된다.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한 것 외에도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건물에 강제 진입하게 지시한 혐의, 국회 기능을 제한하는 위헌 내용이 담긴 계엄 포고령을 작성했다는 의혹 등을 받는다.

구속 중인 김 전 장관은 10일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다. 연합뉴스

구속 중인 김 전 장관은 10일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다. 연합뉴스

신속한 수사를 예고한 검찰로선 김 전 장관의 혐의를 구체화해 윤 대통령을 향한 수사로 뻗어나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이 입을 닫으면서 윤 대통령 수사가 지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이날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역시 같은 날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사령관으로부터 3일 비상계엄 당시 병력이 국회로 진입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이 "끌어내라"는 지시를 두 차례 내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앞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도 국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전화해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