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여야 광역단체장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여당인 국민의힘(국힘) 소속 시·도지사는 안타깝다면서도 조속한 민생 안정을 강조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시·도지사는 “준엄한 심판”이라며 환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안 가결은 유감이며 또다시 헌정중단 사태를 맞아 국민께 죄송하다”면서도 “그러나 전쟁은 지금부터”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탄핵안) 가결에 찬성한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쥐의 한 종류)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 제명을 요구했다.

이철우 경북지사 역시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힌 뒤 “(국회는) 곧바로 개헌특위를 출범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고 집단지성으로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거대 야당에 맞서 단합하지 못하고 (당을) 분열시킨 책임이 큰 한동훈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 소속 충청권 광역단체장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조속한 안정을 당부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페이스북에 “참담한 심정이고 마음이 무겁다”며 “도민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도정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 도민께서는 생업에 전념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야당의 탄핵 추진에 반대했던 김태흠 지사는 2차 국회 표결을 앞둔 지난 12일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

김 지사는 15일 한동국 국민의힘 대표에게 “즉각 사퇴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한 대표는) 얄팍한 법 지식을 거론하며 비대위원장 임명권 운운하며 자리보전을 꾀하고 있다”며 “정당 대표는 법적 책임을 떠나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따른다. 제발 찌질하게 굴지 말고 당장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담화문을 통해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차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만큼 시민께서는 차분한 마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해달라”고 말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해서 내린 결정을 존중한다”며 “공백 없는 행정으로 시민을 살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고 도정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간부를 소집한 뒤 “정치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시민을 위한 근무자세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여당 도지사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도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견해를 내놨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진태 강원특별도지사는 별도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국민의 승리”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당시 광주시민 총궐기대회에 참가했던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계엄 내란 세력에 대한 국회의 첫 심판이자 응원봉을 들었던 국민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국민과 국회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며 “대통령은 반헌법적 계엄으로 민주 헌정질서를 위협했지만, 국회는 계엄 해제, 탄핵(소추안) 가결로 질서를 지켜냈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지방정부에 부여된 행정·법률적 권한을 통해 도민 일상을 지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