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정례 연설에서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상당수’의 북한군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한군을 자신들의 군대에 편성해 쿠르스크 작전에 투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전선에도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에 전격적인 기습공격을 단행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다. 러시아는 이후 1만1000명 이상의 북한군을 파병 받아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북한군이 그간 산발적으로 소규모로 탈환 작전에 투입됐다는 주장은 나왔지만, 투입 병력의 확대를 뜻하는 “상당수 북한군”이란 표현이 나오긴 이번이 처음이다.
키이우포스트는 한 우크라이나군 부사관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군이 잘 훈련돼 있고 전투 의지가 높으며, 냉철한 동시에 옛 소련 시대의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도 “사상자가 발생하면 급격히 사기를 잃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러시아군이 수백 명의 러시아군 희생을 대가로 얻은 승리를 북한군의 공적으로 돌리는 정보공작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의 오인 사격으로 러시아군 8명이 숨졌다며 “언어적 장벽” 때문이라는 추정도 내놨다.
다만 한 블로거는 “어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에게 반쯤 죽은 쥐로 사냥 연습을 하게 하는 것과 같다”며 플요호보 공세는 주로 러시아군이 맡았고, 북한군은 보조적으로 참가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은 플요호보 전투에 대한 서방 언론의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도 유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7일 프랑스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반대하지만, 유럽 군대를 우크라이나 영토에 주둔하는 구상을 젤렌스키 등에게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트럼프는 “유럽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면서 휴전 상황을 감시하길 원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오는 18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트럼프의 종전 구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엔 젤렌스키 외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나토 주요국인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참석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