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與 잠룡들…安 "힘 모아야" 洪 "한동훈 사라져라"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지난달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지난달 6일 강원도청에서 열린 '8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권 잠룡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탄핵 정국에서 가장 많은 말을 쏟아낸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시적인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그는 탄핵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귀어진(同歸於盡)이 목표가 아니었나. 소원대로 탄핵 소추 되었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라고 적었다.

전날 홍 시장은 “국민의힘 시ㆍ도지사 협의회도 해체할 수밖에 없다”며 “탄핵반대 결의 이틀도 지나지 않아 모임을 주도했던 인천시장과 서울시장이 한마디 상의 없이 탄핵 찬성으로 번복했기 때문”이란 글도 올렸다. 경쟁자로 꼽히는 오 시장의 ‘탄핵 찬성’ 입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를 두고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일반 여론조사에서 이기고도 당심에서 밀려 패배했던 홍 시장의 전략적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홍 시장과 달리 탄핵 찬성 입장이던 다른 주자들은 탄핵안 통과 이후 연일 여당의 단일대오를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은 탄핵안 통과 직후 페이스북에 “당은 이 일로 분열하지 말고 다시 뭉쳐 일어서야 한다”며 “이제 시급한 일은 사회ㆍ경제적 안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여야를 넘어 서민 경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거국적 협력과 위기 극복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항상 모든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이라고 덧붙였다.

여당 의원 중 가장 먼저 탄핵 공개 찬성 입장을 밝혔던 안철수 의원은 이날 SNS에 “탄핵 판결은 헌법재판소에, 수사는 수사기관에 맡기고 차분히 기다리자”라며 “지금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는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탄핵 소추안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서로를 존중하고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며 “폐허 위에서 어떻게 보수를 재건할 수 있을지 그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본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예산안 관련 본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여권 인사들이 앞다퉈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이면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의 경험이 영향을 끼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시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여권 후보들이 핸디캡을 안고 대선에 나서 불리하단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을 제외한 중도-보수 진영 후보의 득표율 합산이 52.2%로 과반(홍준표 24.03%, 안철수 21.41%, 유승민 6.76%)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선 승리를 위해 범(汎) 보수 진영이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벌써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가용할 수 있는 보수 자원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14일 JTBC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계획을 놓고)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5년 3월 31일생인 이 의원은, 내년 3월 31일 이후 대선이 치러질 경우 만 40세 이상이 가능한 대선 출마 자격을 얻게 된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9일 연세대학교에서 정치 리더의 조건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9일 연세대학교에서 정치 리더의 조건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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