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건수 1위 지켰지만…'실손 제한' 판결에 13% 급감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장비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의료진이 장비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민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백내장 수술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손보험 지급 범위를 제한하는 대법원 판결 이후 '과잉 수술'이 주춤해지면서 수술 건수는 급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3년 건강보험·의료급여 수술 현황(34개 주요 수술 기준)을 담은 통계 자료를 16일 공개했다. 지난해 이들 수술을 모두 합친 건수는 199만5921건으로, 2022년보다 3.5% 줄었다. 수술 중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건 백내장 수술(63만7879건)이었다. 일반 척추 수술(20만6785건), 치핵 수술(15만1899건), 제왕절개 수술(14만712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백내장 수술은 최다 빈도 수술 자리를 지켰지만, 전년 대비 10만 건 가까이 줄었다. 감소율이 -13.3%로 다른 주요 수술보다 컸다. 2년 연속 내리막을 탔다. 그 전까진 수술 건수가 매년 늘면서 2021년 78만건을 넘겼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2022년 대법원이 '백내장 수술 환자에게 입원 치료를 일괄 인정해 실손 보험금을 지급하면 안 된다'고 판결한 뒤, 실손보험 보상 기준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보공단 관계자도 "백내장 수술 건수가 줄어든 데엔 대법원 판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 보험금 지급액은 빠르게 줄고 있다. 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5개사가 지급한 액수(급여·비급여 합산)는 2021년 6709억원에서 2022년 4997억원, 지난해 613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실손 보험금을 노린 과잉 진료 사례가 많이 감소하면서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도 자연스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지난해 34개 주요 수술의 인구 10만명당 수술 건수는 3768건으로 나타났다. 1년 새 3.5% 줄었다. 수술을 받은 인원을 연령대별로 나눠보면 60대(39만302명), 70대(36만1315명), 50대(23만2521명) 순으로 많았다. 주로 받은 수술은 4050 세대를 기준으로 확연히 갈렸다. 9세 이하는 편도 절제술, 10대는 충수 절제술, 20~30대는 제왕절개, 40대는 치핵 수술이 최다였다. 반면 50대 이상은 백내장 수술이 가장 많았다.

수술에 들어간 진료비는 8조44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진료비 총액이 가장 높은 수술은 일반 척추 수술(1조157억원)이었다. 수술 건당 진료비는 423만원으로 집계됐다. 건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수술은 심장수술(3683만원), 관상동맥 우회수술(3525만원) 순이었다. 반면 제일 낮은 건 치핵 수술(119만원), 백내장 수술(129만원) 등이었다.

수술 건당 입원일수는 평균 5.6일로 나왔다. 입원일수가 제일 긴 수술은 줄기세포 이식술(20.3일)이었고, 제일 짧은 건 백내장 수술(1.1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