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액안 일방처리 5일만에 추경 꺼낸 野…與 "비정상 예산 증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일 4조1000억원 순(純)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킨 지 5일 만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4121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41216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5일 “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한 뒤 당내에선 “연내 추경 편성이 급선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입장은 분명히 추경은 필요하단 것”이라며 “가장 큰 기준은 신속한 민생 회복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 후 당내 ‘민생경제회복단(가칭)’을 꾸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몫 간사인 허영 의원을 중심으로 추경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우선 이 대표의 중점 정책 중 하나인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추경이 필요한 항목으로 꼽는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정권에서 민생경제, 특히 소상공인ㆍ자영업자 관련 정책이 부재했다”며 “마중물로써 민생회복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규모로는 최대 30조원이 거론된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민생 안정에서 ‘경제 안정’으로 개념이 확장될 필요가 있다. R&D(연구개발) 예산 등 기업을 지원하는 문제를 포함해 최소 13조원에서 30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원회는 앞서 예결위에서 내년도 예산안 감액분(4조1000억원) 규모만큼 제시한 60개 증액 항목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41216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 241216

그러나 여당은 야당의 추경 요구에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본회의에서 본인들 마음대로 감액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킨지 고작 5일이 지났다. 본예산 처리 5일 만에 추경 논의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라며 “감액 예산안 일방 처리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와 반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예산에 잉크도 안 말랐는데 추경을 하는 것은 (민주당이 통과시킨) 예산 편성 자체가 비정상이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정부ㆍ여당이 예산 편성권을 가진 만큼 이들이 나서지 않으면 ‘벌써 대통령처럼 행동하느냐’는 오만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논의의 주도권을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꼭 국정안정협의체에 참여해달라”며 “혹시라도 국정 전반에 대한 협의체 구성이 부담스러우면 경제와 민생 분야 한정해서라도 구성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