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① : 통계적 불일치
4·10 총선에서 4년 만에 재대결한 서울 송파병의 경우 사전 투표 득표율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 57.5%대 김근식 국민의힘 후보 41.6%였다. 본 투표 득표율(남 후보 44.1%, 김 후보 54.1%)과 차이가 크다. 총선 때 전체적으로 사전투표에는 보수 성향이 뚜렷한 60대 이상 유권자(37.7%)가 가장 많이 참여했다. 부정선거론자들은 “차이가 너무 크다. 결괏값이 조작됐다”고 주장한다. 송파병뿐 아니라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당선된 경기 하남갑과 용인병, 서울 중구·성동갑 등 53곳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통계학자들은 궤변이라고 지적한다. 초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장을 지낸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명예교수는 “같은 성과 연령대라 하더라도 사전투표와 당일 투표에서의 투표 성향에 차이가 있다”며 “다른 집단을 같다고 보는 가정부터 틀렸기 때문에 이에 기반한 주장은 모두 허황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사전투표와 본 투표의 득표율이 비슷해야 한다는 주장은 마치 서초구와 동작구의 A정당 지지율이 비슷해야 한다는 것과 같다”며 “사전투표는 본 투표의 표본이 아니라 또 다른 모집단으로, ‘큰 수의 법칙’을 잘못 적용했다”고 말했다. 4·10 부정선거 의혹 관련 고발사건을 처리한 경찰도 사전투표 자체가 표본 아닌 모집단인 만큼 ‘큰 수 법칙’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쟁점② : 63%와 36%의 비밀
선관위 확인 결과는 사실과 달랐다. 당시 ‘민주당 : 통합당 : 그 외 후보’의 득표 비율 평균값은 ▶서울 ‘61.31 : 34.55 : 4.14’ ▶인천 ‘58.82 : 33.91 : 7.27’ ▶경기 ‘60.68 : 34.76 : 4.56’ 등 제각각이었다. 그런데도 ‘63과 36의 비밀’ 같은 음모론이 유통된 건 일부 유튜버들이 민생당·정의당·무소속 후보의 득표수를 모두 배제한 조합으로 비율을 계산한 뒤 소수점 이하 숫자를 임의로 없앴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여러 지역구에서 서로 다른 후보가 선출되는 선거제도를 아예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맞춘 숫자”라고 반박했다. 서울·인천·경기 121개 지역구 중 ‘63 대 36’과 비슷한 득표율이 나온 곳은 13곳(10.7%)뿐이라는 것이다. 전국 253개 지역구로 확대하면 이와 닮은꼴은 6.7%로 더 쪼그라든다. 선관위 관계자는 “아무런 의미 없는 수치”라고 밝혔다.
쟁점③ : 선거인명부 조작 가능
선관위는 보안 컨설팅을 위해 일부러 해커 침입 탐지·차단 시스템을 해제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했다. 외부 점검을 위해 일부러 문을 열어 놓았는데, 국정원이 “문이 항상 열려있다”는 식으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해커 침입 탐지·차단 시스템을 해제한 것도 국정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선관위 설명이다. 임호선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처음 침투했을 땐 선관위 관제실에서 탐지됐다”며 “이후 ‘이렇게 해선 시스템을 점검할 수 없다’는 국정원 요청에 따라 선관위가 차단 시스템을 풀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쟁점④ : 배춧잎 투표지 영상
하지만 해당 의혹은 이미 2년 전 대법원 판결에서 단순 해프닝으로 판명됐다. 법원은 서로 붙은 투표용지가 정전기 때문이거나 회송용 봉투 밀봉을 위해 바른 접착제 때문에 붙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배춧잎 투표지’는 서로 다른 색의 투표용지가 겹쳐서 출력된 경우로 판단했다. 법원은 100배율 현미경을 통해 배춧잎 투표지 인쇄 상태와 잉크 속 성분을 분석해 외부에서 인쇄됐을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배척했다.
중앙선관위는 “실제 부정선거가 이뤄지려면 다수의 내부 조력자가 조직적으로 가담해 시스템 정보를 해커에게 제공해야 한다”며 “동시에 개표소에서도 수많은 선거사무원·참관인의 눈을 피해 실물 투표지를 바꿔치기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