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가 장애아로 의심되자 조기 출산해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에 유기한 부모와 외조모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나란히 확정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영아의 친부 이모(42)씨와 친모 김모(45)씨에게 징역 5년과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0일 확정했다. 외할머니 손모(62)씨도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2015년 3월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병원 진료를 거부하고 집으로 데리고 가 하루 동안 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이들은 병원 검사 결과 태아가 다운증후군으로 의심된다는 말을 듣자 임신 34주 차에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조기 출산하고 이 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6년(부)·4년(모)·5년(외조모)을 선고했으나 2심은 형량을 1년씩 감형했다. 반성한다는 점, 장애아에 대한 양육 부담과 이 때문에 두려움을 느꼈을 사정 등을 고려했다. 

이들은 법정에서 살인죄보다 형량이 낮은 영아살해죄를 적용해달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살인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