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오전 8~9시 사이에 최근 4단계 확장공사가 막 끝난 제2 여객터미널의 출국장에 여객이 몰리면서 이례적인 혼란을 빚었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제때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할 걸 우려한 여객 사이에선 고성도 오갔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제보한 한 여객은 “처음엔 너무 줄이 길고 복잡해서 파업이라도 하는 줄 알았다”며 “승객끼리 늦어서 양보해달라며 서로 화내고 싸우기까지 하더라”고 전했다.
인국공 관계자는 “연말이라 평소보다 출국 승객이 많은 탓에 1번 출국장과 2번 출국장의 보안검색창구를 완전가동했다”며 “다만 새벽부터 밀린 줄이 오전 8~9시에 가장 혼잡해지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독자가 제보한 사진에 따르면 해당 시간대에 출국장 안의 보안검색창구 중 여러 곳이 닫혀있는 게 확인된다. 승객이 몰리는 데도 보안검색창구를 제대로 다 열지 않은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이달 6일부터 해외출국자를 대상으로 굽 높은 구두나 운동화를 신은 경우 신발을 벗고 엑스레이를 통과하도록 보안 규정이 바뀌면서 보안검색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또 신규 보안장비를 도입하면서 기존 장비와 비교해 1.5배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탓에 기존 장비를 가동할 인력이 부족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에 인력 확충 등을 일찌감치 서둘러야 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허술한 준비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연예인 전용통로' 문제 때처럼 인국공이 외형적인 덩치 키우기에만 치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효율적 운영을 위한 준비는 소홀히 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토교통부도 실태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박문수 국토부 공항정책과장은 “승객이 갑자기 증가한 게 아닌 상황에서 왜 이런 혼란이 발생했는지 운영 상황과 배경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