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탄핵 여파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자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량 회복을 위해 연말 할인에 들어간다. 신차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총 149만833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59만6004대) 대비 6.1% 감소했다. 12월까지 164만대가 등록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154만3565대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완성차 업체들은 부진한 판매량을 채우기 위해 연말 할인 판매에 나선다. 할인율이 가장 높은 건 전기차다. 현대차 아이오닉 6는 최대 860만원을 할인하고, 신형 모델 출시가 임박한 팰리세이드는 재고 차량 500만원에 추가 혜택을 더해 최대 740만원을 할인한다.
기아는 니로 EV 200만원, EV9 250만원, 봉고 EV 400만원을 지원한다. 주력 전기차 EV6는 올해 7월 이전 생산분에 한해 최대 7%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연말 판매 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6. 사진 현대차
한국GM의 쉐보레는 트래버스와 타호에 60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300만~400만원 현금 할인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는 72개월 4~5% 이자율의 초장기 할부 상품을 선보인다.
르노코리아는 아르카나와 QM6 조기 출고 시 최대 30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포함해 차종별 최대 할인 금액은 아르카나 170만 원, QM6 270만 원이다. KG모빌리티(KGM)는 토레스를 차량 가격의 최대 7%까지, 렉스턴을 최대 500만원을 할인해 판매한다.
수입차 판매 1위를 놓고 다투는 벤츠와 BMW도 연말 고객 확보에 나선다. 벤츠 E클래스(E200 아방가르드)의 할인율은 최대 12.5%까지 높아져 10%를 할인하는 BMW 5시리즈(520i M 스포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BMW도 스포츠유틸리티(SUV) 모델 X3 M과 X4 M 가격을 2600만원씩 깎아주고 있어, 출고가 대비 할인율이 20%에 달한다.
내년 BYD 한국 시장 상륙...가격 경쟁 치열해진다
완성차 업계는 올해보다 내년 내수 시장 판매 상황을 더 안 좋게 보고 있다. 탄핵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계 지갑이 더 닫힐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가 내년 본격적으로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발표하면서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비야디(BYD)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아토3. 사진 BYD
BYD는 지난 17일 국내 유통과 애프터서비스(AS) 등을 담당할 딜러사 6곳을 선정했다. 이어 19일에는 우리금융캐피털과 전속 금융사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내년 내수시장 판매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초까지 판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