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을 재활용해 만든 '가짜 다운재킷'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중국 현지 매체인 대허바오는 다운재킷 업체들이 충전재용 중고 셔틀콕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셔틀콕에서 깃털 부분만을 분리한 뒤 분쇄해 얇은 실처럼 만들어 충전재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번 논란은 중국중앙TV(CCTV)가 지난달 말 초저가 다운재킷의 충전재에 비사(飛絲)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촉발됐다. 중국 현지 매체들이 비사의 출처를 찾기 위한 심층 취재에 나서면서 업계의 비밀이던 셔틀콕이 드러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리와 거위 깃털 가격이 최근 매년 1.5배 이상 오르자 셔틀콕을 대안으로 삼았다. 전국의 배드민턴 경기장 청소 담당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나 배드민턴 애호가들은 중고 셔틀콕을 모아 이들 업자에게 판매해 현금화하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허바오에 "셔틀콕 깃털을 분쇄해 만든 섬유는 가늘고 질기다"며 "패딩 충전재나 베갯속 등으로 활용할 때 복원력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자는 "셔틀콕 재활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져 왔으며 이것은 오히려 양심적인 편에 가깝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닭털이나 돼지털도 분쇄해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서 "추가적인 표백 과정까지 거친다"고 덧붙였다.
가짜 다운재킷은 오리털·거위털로 된 충전재를 채운 것처럼 위장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셔틀콕 재킷'은 보온성과 가벼움 등의 지표에서 진짜 다운재킷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제작 과정에서 분진이 섬유에 붙어 알레르기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셔틀콕을 만들 깃털도 부족한 실정이다. 거위·오리 농가들이 돼지 사육으로 옮겨가면서다. 이에 지난 7월 셔틀콕 가격도 20% 이상 급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