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대학' 붙었는데 3명 중 1명 "안 갈래요"…수시 미등록 많은 학과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뉴스1

2025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이른바 ‘SKY’(스카이) 대학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최초 합격한 3명 중 1명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고려대 의과대학에서도 절반 가까이 이탈했지만, 서울대 의대는 등록 포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SKY 수시 최초합격자 33.7%가 ‘등록 포기’

19일 종로학원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시에서 최초 합격한 총 7040명 중 2369명(33.7%)이 등록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미등록률이 지난해(30.1%)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수시는 최대 6번 지원할 수 있는데, 합격한 대학에 등록을 포기했다는 것은 중복으로 합격한 다른 곳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서울대 최초 합격자의 미등록률은 6.1%를 기록했다. 2186명 중 13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자연계열에서만 115명이 등록을 포기했지만, 지난해(141명)보다는 규모가 줄었다. 서울대에서 미등록률이 가장 높은 학과는 산림과학부와 응용생물화학부로, 두 곳 모두 26명 중 7명(26.9%)이 빠져나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이 좋은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우선 지원하면서 서울대 자연계열과 중복으로 합격하는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비수도권일수록 지역인재 전형을 노린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위주로 지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고대 합격자, 의대로 이탈했을 것”

지난 달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 앞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수시 모집 학생부종합전형(활동우수형) 자연계열 면접구술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고사장 앞에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고대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6.1%(4854명 중 2236명)의 수시 최초 합격자가 이탈했다. 연세대는 2174명 중 1033명(47.5%)이 등록하지 않아 지난해(36.4%)보다 미등록률이 11.1%포인트 올랐다. 고려대는 2680명 중 1203명(44.9%)이 등록하지 않아 지난해(44.1%)보다 미등록률이 소폭 올랐다.


연세대는 수학과에서 최초 합격자 22명 중 16명(72.7%)이 등록을 포기해 등록 포기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첨단컴퓨팅학부(71.6%)와 화공생명공학부(69.8%) 순이다. 고려대는 인문 계열인 철학과(68%)와 정치외교(67.4%)에서 미등록률이 높았다. 전기전자공학부(65.2%)와 물리학과(64.5%)가 뒤를 이었다.

임 대표는 “연·고대 자연계열 합격생 중 등록 포기자 상당수는 의대와 약대 등으로 중복으로 합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문 계열에서는 서울대를 선택한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봤다.

서울대 의대 ‘포기 0명’…연·고대는 절반 빠져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의예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가 상담 카드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의예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가 상담 카드를 적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로 한정하면 서울대와 연·고대의 등록 포기 비율은 더 엇갈렸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시에서 최초 합격한 95명이 모두 등록했다. 등록을 포기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는 뜻이다. 반면 연·고대 의대는 총 130명을 수시로 선발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8.5%(130명 중 63명)가 등록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연세대 의예과는 63명 중 26명(41.3%)이, 고려대 의예과는 합격자 67명 중 37명인 55.2%가 등록을 포기했다. 각각 지난해보다 미등록률이 11.2%포인트, 4.5%포인트 높아졌다. 최영득 대입 컨설턴트는 “연·고대 미등록자는 서울대 의대에 중복으로 합격한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려대 합격자 일부는 가톨릭대·성균관대 등 이른바 ‘빅5’ 선호에 따라 이탈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SKY 대학에서 수시 충원 합격을 하면 최종 미충원 인원은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 대표는 “내신 최상위권이 의대 수시에 집중돼 중복 합격이 많을 것”이라며 “연쇄적인 이동이 발생하면서 중하위권 대학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