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평택시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 51분쯤 평택시 포승읍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인근에서 목포 방향으로 향하던 유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유조차에는 등유 3만L가 실려있었다. 소방당국은 인명 피해 등을 막기 위해 30분 뒤인 오후 10시 22분 대응 2단계(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 장비 동원하는 경비령)를 발령하고 화학차 등 장비 8대를 동원해 불을 껐다. 불은 2시간 만에 모두 꺼졌다. 그러나 유조차 운전자인 60대 남성은 숨진 채 발견됐다.
문제는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등유와 불을 끄기 위해 뿌린 소방수 등이 섞인 오염수였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남양만으로 이어지는 하천 인근이다. 남양만은 화성·평택을 지나 서해로 이어지는데 주로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남양만 끝에 있는 남양호는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자칫 오염수가 유입되면 물고기 폐사는 물론 철새 폐사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월엔 화성시 양감면의 한 창고 화재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오염수가 국가하천인 진위천과 연결되는 소하천으로 유입되면서 물이 파란색으로 변하고 물고기들이 폐사하는 등 문제가 생겼다. 화성시와 평택시는 오염수가 진위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19개의 방제 둑을 설치하고 오염수 수거 차량 5대를 동원하는 등 38일 동안 방제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꼼꼼한 조기 방제 작업으로 오염수는 하천으로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택시 관계자는 “지난 1월 화성시 양감면 창고 화재 당시 오염수 문제로 고생한 이후부터는 하천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무조건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며 “오염수는 조기에 대처할수록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방제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평택시에서 강추위 속에서도 신속하게 현장 방제 작업에 나서면서 화재 진압에 큰 도움이 됐다”며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묵묵하게 최선을 다한 평택시 공무원들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