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스 등에 따르면, 토요타 북미 법인은 트럼프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전날 포드가 트럼프 취임식을 위해 100만 달러와 일부 차량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나온 소식이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이달 초 100만 달러와 차량 기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가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되자 업체들이 앞다퉈 ‘트럼프 보험’에 드는 모습이다.
‘악연’ 기업들도 거액 기부 행렬 동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기업도 각각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약정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역시 각각 100만 달러를 취임위에 냈다. 가상화폐 사업 관련 규제 개혁을 기대하며 트럼프 측과 우호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미국을 세계 최고의 가상화폐 중심지로 만들겠다”며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바 있다.
취임위는 취임식 이틀 전(1월 18일)부터 사흘간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ㆍ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축제’를 비롯해 퍼레이드, 일요 예배(1월 19일), 리셉션, 만찬 등 트럼프 지지자들과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취임식 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행사에는 기부금 규모에 따라 행사 참석 ‘등급’이 달라진다. 기부 등급 중 최고액인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내달 18일 예정된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부부와의 만찬 행사 티켓이 주어진다. 취임식 이튿날 트럼프 당선인 부부가 참석하는 일요 예배에 동참하려면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취임위 모금액 목표치 이미 돌파
지난 16일 모금액은 취임위의 목표치인 1억5000만 달러(약 219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이는 2021년 1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 거둬들인 6200만 달러(약 905억원)의 약 2.5배 규모다. 또 트럼프 1기 취임식 때 모금액인 1억700만 달러(약 1560억원)의 약 1.5배 수준이다. 취임 전까지 아직 한 달이 남은 만큼 최종 모금액이 2억 달러에 육박하거나 어쩌면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2의 백악관’ 된 트럼프 사저
팜비치 주변 호텔 등 숙박업소는 방을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한때 트럼프를 비판하거나 거리를 뒀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와 무조건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앞다퉈 달려가고 있다”고 짚었다.
반면 한국 인사 중 취임식에 초대받은 이는 지난 16~21일 마러라고를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비롯해 류진 풍산그룹 회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일부 재계 인사와 국민의힘 김대식·조정훈 의원 등 극소수뿐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시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방미 파견단 자격으로 참석한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때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참석 인원이 제한됐었다.
내년 1월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일부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 공화당과 조율해 의원단을 꾸려 취임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타진했지만 계엄·탄핵 정국 속에 협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이 시급한 때인데 우리만 사실상 발이 묶인 상태”라며 “세계 각국이 총력전을 펴는 ‘트럼프 외교전’에 한국이 가장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