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전날 밤부터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열린 신년경축공연을 관람했다. 보도 사진에 따르면 김정은의 양 옆으로는 딸 주애와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새로 임명된 박태성 내각 총리가 앉았다. 최용해, 조용원, 이병철, 박정천, 노광철, 김덕훈, 이일환, 조춘룡, 최선희, 김정관, 최동명, 이영길, 김명식, 정경택 등 간부들도 눈에 띄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의 모습은 사진 상으로는 식별되지 않았다. 통신은 지난해에는 경축 공연 보도문에서 김정은이 ‘존경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동행했다고 소개했지만, 올해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주애에 대해서도 특별한 호칭을 붙여 소개하지 않았다. 주애를 사진 등으로 노출시켜 격상된 위상을 부각하면서도 구체적 보도는 자제하는 최근의 양상대로다.
경축 공연 보도는 공연 내용을 전하는 데 충실했다. 김정은 찬양가 ‘친근한 어버이’에 맞춘 학생들의 율동, 경축 봉화 점화 및 축포 발사 등이 이어졌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달 23~27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대남 메시지는 전혀 없었고, 미국을 향해 “최강경 대미 전략”을 선언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 뒤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대응 준비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연하장 축소 보도…1면 실은 푸틴과 대조적
반대로 북·중 간 냉랭한 기류는 각국 정상의 연하장 발신 관련 보도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노동신문은 1일 3면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2025년 새해에 즈음하여 여러 나라 국가 수반들과 정당 지도자들, 각계 인사들이 연하장을 보내왔다”고 소개하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하장을 언급했다.
신문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인 중화인민공화국 주석과 부인,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주석, 몽골 대통령, 타지키스탄공화국 대통령,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벨라루스공화국 대통령이 연하장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연하장 발신 소식을 가장 앞에 적긴 했지만, 여타 우방국 정상과 한데 묶어 병렬하는 식이었다.
북·중이 혈맹 관계임을 고려하면, 의도적으로 대우의 격을 낮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이 시 주석에게 연하장을 보냈다는 소식도 이날 오전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27일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하장 전문을 노동신문 1면에 게재한 것과는 대비된다. 김정은 역시 푸틴에게 연하장을 보냈고, 이는 지난달 31일 노동신문 2면에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