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니?”…한강 뛰어들려던 고교생 구한 시민의 첫 말

학교생활 부적응을 비관해 한강에 뛰어내리려던 고등학생을 구조한 김선유(왼쪽)씨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사진 서울성동경찰서

학교생활 부적응을 비관해 한강에 뛰어내리려던 고등학생을 구조한 김선유(왼쪽)씨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사진 서울성동경찰서

학교생활 부적응을 비관해 한강에 투신하려 한 고등학생을 구조한 시민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2일 서울 성동경찰서는 고교 1학년 A군을 구조한 김선유(41)씨에게 지난달 31일 감사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 옥수역 인근 동호대교를 지나던 중 대교 난간에 걸터앉아 한강으로 뛰어내리려고 하던 A군을 양손으로 붙잡아 구조했다.

김씨는 차를 몰고 서울 충무로 사무실에서 경기 김포시에 있는 공장으로 가던 중 길을 잘못 들어 동호대교를 지나다가 난간에 걸터앉아 있는 A군을 발견했다. 김씨는 급히 차를 세워놓고 A군에게 다가가 난간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김씨는 “밥은 먹었니?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니”라고 말을 건넸으나 A군은 “그냥 구경 중이었다”며 “밥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가 A군에게 사는 곳을 물으며 “집 근처 분식집이 맛집인데 가봤느냐”는 등 대화를 시도하자 A군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계됐다. A군은 관할 파출소에서 성동구 정신보건센터의 상담을 받고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A군은 전학한 뒤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다가 정신과 입원을 앞두고 동호대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군이 혼자 어려움을 감당하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꼭 힘을 냈으면 좋겠다”며 “평소 자살 사건을 접할 때마다 매우 안타까웠는데 누군가 옆에서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걸며 관심을 보여준다면 그런 일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