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2026 의대정원, 원점 재검토 필요…사교육에 영향”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5 서울교육 주요업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5 서울교육 주요업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7일 해를 넘긴 의정 갈등과 관련, 의대 정원 논란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서울교육청의 올해 주요 업무를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정 교육감은 “의대 정원 문제는 고등학교 교육 뿐 아니라 유치원부터 의대준비반이 만들어지는 등 사교육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 방치할 수 없는 문제”라며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교육청 내에 초·중·고등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입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그는 “초·중·고교 교육현장에서 노력한 성과가 교육계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대학 입시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라며“고교학점제를 도입해도 현재의 대입 방식이 그대로면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입시와 관련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대학과 교육부에 직접 요청하고, 필요하면 국가교육위원회에도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문해력 검사 확대·학습진단성장센터 구축…기초역량 지원 늘린다

 
정 교육감은 이날 “기초학력 보장과 교육 양극화 해소를 위해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문해력‧수리력 검사를 확대하고 학습진단성장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서울 학생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는 2023년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초등 4‧6학년, 중2, 고1 등 4개 학년 9만4000여명(해당 학년의 약 36%)이 응시했다. 올해는 대상을 12만명(45%)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진단‧지원하는 ‘서울지역학습진단성장센터’도 구축한다. 기존 ‘학습도움센터’의 난독‧경계선 지능 의심 학생들에 대한 지원에서 나아가 심층적‧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도록 확대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올해 4개 권역별로 시범 운영하고 오는 2027년까지 25개 자치구로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다문화 가정 중‧고교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서울형 한국어 예비학교도 새롭게 운영한다. 한국어 의사소통 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학력인증위탁기관을 통해 연간 2회 3개월씩 한국어, 한국사, 학교생활적응교육 등 프로그램을 수강하도록 했다.  


고교학점제 지원 위한 온라인학교 첫 개교…역사교육도 강화 

 
시교육청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오는 3월 서울온라인학교를 개교한다. 온라인학교는 서울 소재 고교 재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원하는 선택 과목을 수강하는 제도다. 학교에서 수업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 과목 위주로 수업이 개설될 예정이다.  

정 교육감은 이날 대표 공약인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구상도 공개됐다. 역사교육자문단을 구성하고 역사자료센터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는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풍부한 역사자료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협력적으로 토론하는 미래지향적 역사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5년도 신년사와 함께 서울교육 주요업무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감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5년도 신년사와 함께 서울교육 주요업무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수학‧과학 분야 흥미를 높이기 위한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도 확대·신설된다. 기존 과학교육센터를 확대해 과학뿐 아니라 수학 분야까지 기초부터 심화에 이르는 수준별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센터는 올해 4곳 거점운영을 거쳐 2027년 27개 자치구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에듀테크를 활용한 영어 수업·평가모델 선도학교로 초·중·고 각 20개 학교를 지정하고, 자치와 참여 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도 새로 출범한다. 

한편 정 교육감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도입과 관련해선 “충분한 교육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면 도입은 성급하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하고 있고 국회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과서든 교육자료이든 각 학교에서 활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육청에서는 학교 결정에 맞춰 준비된 예산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