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와 버밍엄대 과학자들은 지난해 여름 옥스퍼드셔의 한 채석장에서 최소 5마리의 공룡들이 비슷한 시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200여개를 발굴했다.
이번 발굴 작업은 채석장에서 일하던 한 인부가 땅에서 특이한 모양의 돌기를 발견해 신고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발굴된 발자국들은 약 1억6600만년 전 이 지역에 서식한 초식공룡인 케티오사우르스 네 마리와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 한 마리가 각각 남긴 것들로 추정된다. 이들 중 한 마리의 발자국은 152.4m(500피트)에 걸쳐 끊이지 않고 이어져 있었다.
다섯 마리 중 네 마리는 모두 같은 북쪽 방향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앞서 발굴된 다른 공룡 발자국들의 이동 방향과도 일치했다.
에드거 교수는 WP에 이번에 발굴된 발자국들이 모두 동시에 남겨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존 방식 등으로 봤을 때 각 발자국이 남겨진 간격은 길어도 몇주 또는 몇개월 이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공룡들이 마치 한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걷듯이 흔적을 남긴 탓에 과학자들은 이번 발자국 유적에 ‘공룡 고속도로’라는 별칭을 붙였다고 WP는 전했다.
공룡 발자국 유적은 수억 년 전 지구에 살았던 공룡들의 실제 생활상을 추측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번에 발굴된 발자국 중에는 육식공룡과 초식동물의 발자국이 교차한 흔적도 있어 이들 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있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고 WP는 짚었다.
육식공룡인 메갈로사우르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은 초식공룡 한 마리의 발자국 위에 일부 겹친 채 발굴됐다. 이는 이 육식공룡이 초식공룡보다 늦게 지나갔음을 시사한다고 과학자들은 전했다.
에드거 교수는 “육식공룡이 초식공룡의 뒤를 쫓아 한 시간 혹은 며칠 뒤에 지나갔는지, 아니면 이곳이 특정 지점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주 사용되던 경로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에드거 교수는 또 발굴된 발자국의 간격과 깊이로 봤을 때 공룡들이 전력 질주하거나 빠르게 걷기보다는 시속 약 4㎞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