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한국관련 상임위원장에 동맹중시론자·IRA 비판론자 포진

 

짐 리시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짐 리시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이 올해 출범한 119대 의회의 다수당이 되면서 상원의 여러 상임위원회를 이끌 위원장도 공화당 소속으로 전부 바뀌었다고 연합뉴스가 8일 보도했다.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는 한미동맹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사들이 위원장을 맡았고, 한국의 기업과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임위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기후 정책에 부정적인 인사들이 위원장으로 포진했다.

7일(현지시간) 의회와 블룸버그 거버먼트에 따르면 한미관계와 미국의 대북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외교위원장에는 지난 118대 의회에서 외교위 공화당 간사를 지낸 짐 리시 의원(아이다호)이 선출됐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리시 의원은 117대 의회(2021∼2022년) 외교위 간사, 116대 의회(2019∼2020년) 외교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118대 의회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를 맡았던 로저위커 의원(미시시피)은 위원장이 됐다.

위커 의원은 국방 예산 대폭 증액을 주장하는 매파이자 대중국 강경파로 평가된다.

리시 의원과 위커 의원 둘 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인사들로, 작년에는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정보위원회는 부위원장이었던 마코 루비오 의원이 국무부 장관에 지명되면서 톰 코튼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됐다.

코튼 의원도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며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국 국회와 달리 미국 의회의 상임위원장은 다수당이 전부 차지하는데 통상 해당 상임위 활동 기간이 가장 오래된 선임 의원이 위원장이 되기 때문에 118대 간사가 119대 위원장이 된 경우가 많다.

재무위원회는 마이크 크레이포(아이다호) 공화당 간사가 위원장이 됐다.

재무위는 관세를 비롯한 세금, 무역협정, 수입 할당(쿼터) 등을 관할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및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적 관세 공약과 관련이 크다.

크레이포 위원장은 지난 2023년 재무위 청문회에서 IRA의 청정에너지 보조금이 재정적으로 부담될 뿐만 아니라 재무부가 관련 규정을 완화한 탓에 중국 기업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2022년 의회에서 IRA 표결 당시 전원 반대했다.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마이크 리(유타) 의원도 IRA를 강하게 비판해온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인데 그는 주로 IRA의 약 가격 상한을 문제 삼아왔다.

에너지위원회 간사였던 존 버라소(와이오밍) 의원은 상원 원내 수석부대표가 됐다.

반도체법 등과 관련이 있는 상무·과학·교통위원회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간사가 위원장이 됐다.

크루즈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와 IRA의 메탄 배출세에 반대해왔다.

은행·주택·도시 문제위원회는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사퇴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한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됐다.

이 위원회는 교역 촉진, 수출통제, 산업 보조금 등을 관할한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연방정부 지출을 감독하는 세출위원회는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이 이끈다.

예산위원회는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간사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 친구이자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 위원장이 됐다.

공화당은 트럼프 당선인의 국경, 감면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예산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활용하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 예산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