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구미 공연 취소에 음공협도 나섰다…“구미시 사과하라”

이승환 데뷔 35주년 콘서트 포스터. 사진 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쳐

이승환 데뷔 35주년 콘서트 포스터. 사진 이승환 인스타그램 캡쳐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가 가수 이승환의 콘서트 이틀 전 공연장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에 사과와 보상을 촉구했다.

음공협은 8일 성명서를 내고 “편무적인 서약서에 날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갑작스러운 대관 취소를 내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나라 대중음악공연산업 및 대중문화예술 전체를 무시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음공협은 “공연을 기다려온 수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명백히 부당한 행위”라며 “일방적이고 급작스러운 취소 통보로 피해를 보게 된 당사자들에게 시와 시장은 반드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보상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연 취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고 이 기준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운영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승환은 지난해 12월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데뷔 35주년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김장호 구미시장이 관객과 보수 우익단체 간의 충돌을 우려해 공연 이틀 전에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지역 보수단체는 시청 앞에서 이승환 콘서트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3일 경북 구미시청에서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지난해 12월23일 경북 구미시청에서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김 시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환 콘서트를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고려해 취소한다”며 “구미시문화예술회관 운영조례 제9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난 20일 이승환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며 “하지만 이승환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구미시가 정치적 선동과 관련한 서약서에 서명을 강요했으며 이를 거부하자 공연이 취소됐다”고 주장했다.

이승환은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대관 계약을 취소당했다”며 김 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한편 이승환은 그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며 문화계 활동을 해 왔다.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탄핵 찬성 집회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