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찾아 울산 앞바다로 떠나는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이 고래를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 년째 10번 출항해 고래를 채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은 지난해 말 고래바다여행선의 1년 운항 종료 후 고래 발견 횟수를 분석한 결과, 95번 출항 중 10번 고래를 발견(고래 발견율 10.5%)했다고 8일 밝혔다. 마지막 고래 발견은 지난해 9월 7일이다. 최근 5년간 운항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 고래 발견율은 20.31%(64회 출항·13회 목격)였다. 이후 2020년 13.04%(46회 출항·6회 목격), 2021년 14.55%(55회 출항·8회 목격)로 고래 발견율은 점차 감소했다. 그러다 2022년 7.14%(140회 출항·10회 목격), 2023년 5.2%(133회 출항·7회 목격)로 '고래 발견율 10%'선이 무너졌다.
고래를 찾아 울산 앞바다로 떠나는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이 고래를 만나는 횟수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째 10번 출항해 고래를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7번 출항, 10번 고래를 발견(고래 발견율 9.3%)했다. 마지막 고래 발견은 지난해 9월 7일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 탐사가 아닌 불꽃놀이 관람, EDM 파티 등 '관광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사정이 이렇다보니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 탐사가 아닌 불꽃놀이 관람, EDM 파티 등 '관광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5월부터 연말까지 고래바다여행선은 19차례에 걸쳐 불꽃놀이 관람선으로 활용됐다. 8월에는 EDM 파티선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남구 관계자는 "고래가 자주 발견되는 시기인 7월부터 9월까지는 고래 탐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래바다여행선을 여러 용도로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래를 찾아 울산 앞바다로 떠나는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이 고래를 만나는 횟수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째 10번 출항해 고래를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7번 출항, 10번 고래를 발견(고래 발견율 9.3%)했다. 마지막 고래 발견은 지난해 9월 7일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 탐사가 아닌 불꽃놀이 관람, EDM 파티 등 '관광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매년 고래 발견율이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2019년부터 고래바다여행선 항로가 바뀐 게 문제다. 기존 고래바다여행선은 울산 남구 장생포항에서 출항해 동구 대왕암 해역으로 곧바로 가서, 북구 강동 해역으로 향했다가 돌아왔다. 이 항로는 배가 많이 오가지 않는 곳으로 고래 떼가 자주 발견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배가 다니는 정식 항로가 아닌 탓에 항만청 등 관계 기관에서 안전상 문제를 우려해 지속해서 항로 변경을 요구해 왔다. 결국 고래바다여행선 항로는 남구 장생포항에서 출발, 남쪽인 진하해수욕장 해역을 거쳐 다시 동쪽으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고래를 찾아 울산 앞바다로 떠나는 국내 유일의 '고래바다여행선'이 고래를 만나는 횟수가 저조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째 10번 출항해 고래를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7번 출항, 10번 고래를 발견(고래 발견율 9.3%)했다. 마지막 고래 발견은 지난해 9월 7일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고래바다여행선은 고래 탐사가 아닌 불꽃놀이 관람, EDM 파티 등 '관광선'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
운항 시간도 문제다. 해경에서 허가한 고래바다여행선 운항 시각은 3시간이다. 정해진 운항 시간에 항로까지 바뀌면서 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동구와 북구 해역까지 배가 접근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특히 현재 다니는 항로에는 선박 레이더 소리, 엔진 소리가 많이 나는 어선 정박지까지 있어 고래를 만날 확률이 더 낮아졌다는 게 남구 측의 설명이다. 바다 온도와 먹이 문제도 영향을 미친다. 수온이 내려가면 고래의 먹이인 오징어·청어·멸치 등이 급감, 고래 출현 빈도가 줄어든다.
반면 해외 유명 고래 관광지에서는 고래 발견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일본 오키나와 앞바다에서는 겨울철 고래 관찰 투어가 진행되며, 고래 발견율은 90% 이상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뉴포트 앞바다의 돌고래 탐사 투어는 고래 발견율이 96%에 달한다.
한편 고래바다여행선(정원 347명)은 550t급 흰색 크루즈선이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 6일 운행한다. 출항지는 울산 남구 장생포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