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에 선출된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의 당선 소감이다. 김 회장은 “2025년 의대 교육이 가능한지에 대한 부분부터 정부가 마스터 플랜(기본 계획)을 내야 한다”며 “정부가 플랜을 제출해야만 2026학년도 정원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선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현 사태를 풀기 위해선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정부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플랜이 나오지 않으면 2026학년도 정원을 논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의협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7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어진 회장 선거 결선 전자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만8167표 가운데 1만7007표(60.38%)를 획득해 함께 결선에 진출한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1만1160표·39.62%)를 제쳤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선 총 2만2295표 중 8103표(27.66%)를 얻어 1위로 결선을 통과했다.
김 회장은 경상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로, 의료계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통한다. 지난해 2월 전공의 집단사직이 본격화하던 시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정부 투쟁을 주도했고, 의사 면허정지 3개월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언급하면서 “잘못된 의료 개혁의 결정권자가 궐위 상태”라며 “그렇다면 이 정책은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의대 교육은 불가능하다. 정부 의료정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가 복귀할 명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와 대화·협상에 대한 여지는 열어뒀다. 김 회장은 “협상과 투쟁은 공존하는 것”이라며 “(현 시국을) 합리적으로 풀어나갈 의지가 있지만, (우리를) 코너에 몰고 지금처럼 겁박한다면 전 회원 뜻을 모아서 투쟁을 어떻게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막말 논란 속에 6개월 만에 탄핵당하면서 이뤄진 보궐선거다. 김 회장은 2027년 4월 30일까지인 임 전 회장의 잔여 임기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