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 결정...23일 선거 취소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총사퇴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총사퇴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모습.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총사퇴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10일 "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심사숙고 끝에 위원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법원의 결정 취지를 존중하면서 선거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후보자 측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인 비방만 지속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위원 전원의 사퇴 결정 배경을 밝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협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정된 선거운영위원회가 이번 선거와 관련된 모든 절차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행했다"며 "법원도 협회의 선거운영위원회 선정 절차나 구성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이 사퇴하면서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8일 중단됐다가 23일 다시 하기로 한 선거도 백지화됐다.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전날 공지한 선거일정은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축구협회는 전날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선거를 오는 23일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12일에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을 재추첨하고, 13일부터 3일간 대상자가 선거인 명부를 열람해 개인정보를 확인하고 수정하면 16일 선거인 명부를 확정할 예정이었다.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위탁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중앙선관위 혹은 지역 소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협회장 선거를 위탁해 실시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달라고 중앙선관위에 지난 8일 문의했다. 지난 7일 법원이 허정무 후보 측이 낸 회장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당초 8일로 예정됐던 선거 일정이 전면 중지되고, 허 후보와 신문선 후보 측이 회장 선거를 중앙선관위에 위탁하라고 주장하면서 축구협회는 이 방식이 가능한지를 따져보기로 했다.


 
협회 정관 제23조 7항은 '협회는 선거 공정성 확보를 위해 소재지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관리를 위탁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허 후보와 신 후보 측은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가 아닌 중앙선관위에 위탁해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다만 중앙선관위나 지역선관위에서 축구협회장 선거를 위탁 운영하더라도 대한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필요하다.

선거운영위원이 총사퇴하면서 회장 선거 일정이 백지화한 데 대해 회장 선거 후보인 정몽규 현 회장은 허정무·신문선 후보를 향해 "근거 없는 비방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규 회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다른 후보들의 근거 없는 비난과 항의가 거듭되며 파행이 이어지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급기야 선거운영위원회 전원 사퇴와 두 번째 선거 연기라는 국면에 이른 데 대해 후보자로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4선에 나선 정몽규 회장은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은 내가 직무에서 배제된 뒤 이뤄진 이사회의 독립적 결의 사항"이라며 "내가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한데도 마치 나와 연관이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비방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파행이 거듭되면서 집행부 부재가 장기화하고, 협회에서 추진하던 사업의 원활한 진행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걱정하며 "다른 후보들은 이를 전혀 우려하지 않고 근거 없는 비난과 허위 사실로 대한축구협회를 깎아내리고 오로지 선거를 지연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앞으로도 나는 한국 축구 발전만 생각하고 정책 중심의 선거 운동을 펼치겠다"며 "파행에서 벗어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