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전량을 사들인다. 이로써 이마트 최대주주인 정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18.56%에서 28.56%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해 계열 분리를 선언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독자 노선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정용진, 이마트 지분 28.56%로
신세계그룹은 이번 주식 매매 계획에 대해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 개인 자산을 투입해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것은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의 18.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총괄회장(10%), 국민연금(8.2%) 등이 주요 주주다. ㈜신세계의 경우 정유경 회장이 지분율 18.56%로 최대주주다. 그 외에는 국민연금 11.2%, 이 총괄회장 10% 순으로 지분율이 높다. 두 남매의 모친인 이 총괄회장은 지난 2020년 남매에게 이마트·㈜신세계 지분을 각각 8.2%씩 증여했으며,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10%씩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 분리 돌입한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신세계로 기업을 분할한 이후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을 운영하는 ‘남매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준비는 약 5년 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19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며 ㈜신세계와 ㈜이마트가 각 부문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마트 부문은 이마트,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수퍼 사업을 전개하고,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 아울렛 사업에 주력했다.
계열 분리에는 수년 걸려
지분 정리가 필요한 대표적인 곳은 SSG닷컴이다. 현재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 27.55% 광주신세계가 25%, 이마트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이 19.9%의 지분을 갖고 있다. SSG닷컴은 이마트로,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로 각각 지분을 몰아주며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열 분리는 1~2년 내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세계그룹 총수(동일인)도 여전히 이명희 총괄회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