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소방장비 동원해 관저 침입”…경찰 “사다리·절단기만 사용”

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한 15일 오전 공수처 수사관들과 경찰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며 철조망을 제거하고 있다. 뉴스1

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한 15일 오전 공수처 수사관들과 경찰 인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진입하며 철조망을 제거하고 있다. 뉴스1

경찰은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소방장비가 동원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동원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압송 전 공개한 대국민 영상 메시지에서 “저는 오늘 이들이 경호 보안 구역을 소방장비를 동원해서 침입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한 마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소방장비가 동원된 것은 없었다”며 “경찰이 사용한 장비는 절단기와 사다리 정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 두 장비를 ‘소방장비’로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특별수사단은 차벽과 철조망 등으로 구성된 1차 저지선을 맞닥뜨리자 사다리를 타고 차벽을 넘었다. 아울러 절단기를 이용해 철조망을 자르며 진입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관저 앞까지는 함께 들어갔고 관저 안에는 공수처 검사만 들어갔다. 관저 안으로 들어가면서 문을 부수는 행위 등 손괴 행위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체포영장 집행 주체는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린 공수처였지만 경찰은 형사 1100여명을 투입해 사실상 체포 작전을 주도했다.

이날 오전 10시33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한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정부과천청사로 압송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2시간30분 동안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지만 윤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시간가량 식사·휴식 시간을 가진 뒤 2시40분쯤부터 오후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체포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면 최장 20일 동안 구금해 수사할 수 있고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3일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하고, 영장 없이 주요 정치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구금하려 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