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트럼프 이겼을 것’ 바이든 언급에…해리스 “깊은 슬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립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앞줄 맨 왼쪽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앉아있다. AP=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립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앞줄 맨 왼쪽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앉아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대선에서 중도 하차하지 않았다면 도널드 트럼프를 이겼을 것이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의 균열이 생겼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자신의 측근과 가족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관련 주장에 대해 실망감과 깊은 슬픔을 표했다.  

지난 9일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장례식 때 현직 정·부통령이 서로 냉랭한 모습을 보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때문 일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발행된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중도 사퇴하지 않고 지난해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 자신이 승리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렇게 말하는 건 염치없지만(presumptuous)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이 검토한 여론조사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년 더 재임할 기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후에도 기자들 앞에서 자신이 지난해 대선에 나섰으면 “이길 수 있었고 이겼을 것”이라면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에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중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다르게 했을 것 같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고 답해 공화당의 집중적인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는 자신의 상사이자 자신에게 대권 도전의 길을 열어준 ‘정치 선배’ 바이든에 대한 의리를 지킨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큰 실망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WSJ은 “(해리스의 바이든에 대한) 일방적 충성의 관계가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등극 이후 어색해졌고 대선 후 관계 냉각의 징후로 표출됐다”고 해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오는 20일 퇴임 후 202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출마와 2028년 대선 재도전 등을 향후 선택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