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콘솔 게임기 ‘스위치’의 후속 기기인 ‘스위치2’를 처음 공개했다. 기존 스위치가 출시된 지 8년만이다.
닌텐도는 16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닌텐도 스위치2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닌텐도가 직접 올해 후속기기 출시 소식을 밝히고, 외형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기존 스위치와 큰 차이가 없고 버튼 배열도 거의 같았지만, 화면과 전용 컨트롤러 ‘조이콘’의 크기는 더 커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위치2도 TV·모니터 등과 연결해 게임을 즐기는 거치모드와 휴대모드가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콘솔 기기’다. 기존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도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다.
17일 공개된 닌텐도 스위치2의 모습.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5월 31일부터 열릴 체험회에서 처음 실물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한국닌텐도
스위치 2의 정확한 출시 일정과 성능 등은 오는 4월 2일 열리는 신작 발표행사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공개된다. 이어 4월 4일 뉴욕을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체험회도 진행한다. 한국의 경우 북미·유럽 10개 도시와 호주 멜버른, 일본 도쿄에 이어 오는 5월 31일부터 이틀간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가자는 사전 응모를 받아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스위치는 2017년 출시 이후 1억 4600만대 이상이 판매된, 역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게임기 중 하나다. 콘솔 판매량 순위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약 1억 6000만대), 닌텐도 DS(약 1억 5400만대)에 이은 3위지만, 이미 단종된 두 기기와 달리 스위치는 여전히 ‘현역 기기’이며 지난해 판매량도 총 1000만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쓸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는 것.
스위치는 게임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이기도 했다. 거치와 휴대 상태에서 모두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 콘솔의 개념 자체를 확장시켰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등장으로 한동안 침체돼 있던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되살리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순한 맛’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들이 스위치를 통해 대거 발매되며 게임 시장의 전체적인 다양성을 키우고, 콘솔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컬래버레이션 행사 '모여봐요!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시작된 지난해 7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을 찾은 관람객들이 해양 생물들을 게임 화면 등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스위치의 후속 기기 공개는 국내 및 전세계 게임 개발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스위치를 통해 발매된 소프트웨어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3억개에 달한다. ‘출시 8년차’ 스위치를 손에서 놓기 시작한 게이머들이 다시 돌아와 게임 구매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게임사 입장에선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스위치2의 성능과 가격 등의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IT커뮤니티와 외신 등에선 스위치2의 성능이 현재 고성능 휴대용 기기로 꼽히는 밸브의 ‘스팀덱’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 중. 특히 기기 전체의 성능을 크게 좌우하는 그래픽카드 성능은 휴대 모드에서 스팀덱보다 높고 거치형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 보다는 조금 낮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초반 판매를 견인할 속칭 ‘킬러 콘텐트’의 출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작의 경우 역대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나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이 스위치 독점작으로 출시됐었다. 스위치2 역시 새로운 마리오 시리즈나 동물의 숲 시리즈 등과 함께 출시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