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구속에…與 “이재명도 똑같은 잣대를” 野 “상식적인 결과”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 사태에 19일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관련 긴급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5.1.19/뉴스1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관련 긴급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5.1.19/뉴스1

이날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대통령실은 “다른 야권 정치인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결과”라며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냈다. 법원의 결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에 별도로 “(비상계엄이) 헌정 문란의 목적의 폭동인지, 헌정 문란을 멈춰 세우기 위한 비상조치인지 결국은 국민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여당은 “법원 판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긴급 메시지를 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는 점, (수사기관의) 각종 위법 행태 등 여러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구속에 따른 파장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형사소송법은 모든 피의자 불구속 상태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 오늘 새벽 구속영장 발부는 이런 법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단순히 한 개인에 대한 예외 대우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법치주의 가치인 임의수사,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여당은 현재 5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 대통령을 비교하며 “사법부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법원은) 재작년 이 대표 구속영장 심사 시 제1야당 대표로서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중요하단 이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며 “현직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겠다면 똑같은 잣대가 야당 대표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제 아무리 정치권이 사법부 결정을 존중해도 국민이 사법부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게 된 지경이 된 것에 비애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여당 주요 정치인들도 “참 어이없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홍준표 대구시장), “지금의 역사가 비통할 뿐”(나경원 의원) 등 참담함을 토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탄핵심판이 진행됨과 동시에 이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이 신속히 판결을 내려야 한다. 이 대표도 동시에 정리돼야 사법 정의와 법치가 실현돼 국민이 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도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11조 대원칙에는 이 대표도 예외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영장 발부가 “상식적인 결과”라며 “무너진 헌정질서를 세우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새벽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한 내란범죄의 주동자에게 맞는 상식적인 법원의 판단”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수사를 거부하는 내란 수괴에게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도록 엄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김민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김민석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중진 의원들도 “당연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성호 의원은 SNS에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내란을 일으키고도 반성은커녕 지지자를 부추겨 저항을 선동하는 내란 우두머리를 수사하기 위한 지극히 합당한 결정”이라고 적었다. 이인영 의원은 “구속영장 발부는 사불범정(邪不犯正ㆍ그릇된 것은 바른 것을 범하지 못한다)”이라며 “12ㆍ3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위한 고비를 또 하나 넘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대통령 파면까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헌법재판소 주문이 나오기까지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내겠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대통령 윤석열 구속이 보수와 진보의 탈을 쓴 극단적 진영 정치를 청산하고 망상에 사로잡힌 반지성주의 세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전환의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