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이 19일 오후 대부분 마감됐지만 지원율은 저조했다. 정부가 수련·입영 특례를 적용하고 모집 마감 시한을 이틀 연장했지만 올해도 수련병원 대부분이 전공의 공백 상태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공의 모집 마감 ‘디데이’에도 잠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시작된 전국 221개 수련병원의 레지던트 1년 차와 상급 연차(2∼4년 차) 모집이 이날 자정 마감된다. 애초 마감일은 지난 17일이었으나 보건복지부는 일부 병원 요청에 따라 모집 기간을 이틀 늘렸다. 모집 대상은 지난해 증원 등에 반발하며 병원을 떠난 사직 레지던트 9220명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 접수를 마감한 빅5 중 한 병원의 관계자는 “17일 기준 지원자 수가 한 자릿수 정도였다. 이틀 더 지났다고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 (복귀 하지 않는다는) 대세는 변함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에 400여명의 전공의를 뽑는 빅5 한 병원 관계자도 “지원 인원이 10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병원·상계백병원·인하대병원 등 수도권 일부 병원은 17일 기준 지원자가 한 명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사과, 유화책에도…전공의는 “증원 무효” 주장
이번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정부는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의료계에 대한 사과와 함께 수련·입영 특례 등을 내놨다.
사직 전공의가 이번에 원래 수련하던 병원과 전문 과목에 복귀한다면 ‘사직 1년 이내 동일 과목·연차 복귀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전공의들은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뒤 입영할 수 있게 했다. 군 미필 전공의는 이번에 복귀하지 않으면 오는 3월 입영하거나 입영을 대기해야 한다. 지난해 2월 사직한 전공의 1만2000여명 가운데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입영해야 하는 전공의는 전체 30% 수준인 3480명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수련병원 요청으로 면접 등 일정에 영향 없는 범위에서 모집을 연장한 것이라 추가 연장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공의 모집이 입대를 미룰 마지막 기회라는 의미다. 빅5 병원 중 한 곳은 모집 공고에서 “결원 발생 때 2월 중 추가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나 병무 일정상 추가모집에선 입영 유예가 조치가 적용될 수 없다”고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증원 백지화만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병원에 일반의로 취업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으니 복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주변에서 파악하기로는 (입영을) 꺼리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는 문제 본질을 풀자고 이야기해왔는데 (특례가) 대단한 특혜처럼 돼서 ‘특혜를 주는데 왜 오지 않느냐’는 식으로 됐다”고 비판했다.
전공의와 동조해 온 의대생 사이에서도 아직은 복귀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본과 3·4학년 수업이 20일부터 시작되는 서울대 의대 학생들이 복학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반대 의견이 약 77%로 찬성(약 23%)보다 우세했다.
의대 정시 합격자 발표…“올해 인원, 조정 불가”
한편 지난 15일 가천대·중앙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시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다음 달 7일이면 학교별 의대 정시 합격자 발표가 끝난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25학년 정원 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만큼 2026학년도 정원 조정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5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한 이후 줄곧 “이제는 대입 4년 예고제에 따라 정원 조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