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19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번 사안의 엄중함에 맞춰 내일(20일) 긴급 대법관 회의를 소집해 상황을 공유하고 법원 기능 정상화와 유사 사태 재발 방지 등 법치주의 복원을 위한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이번 사태로 정신적 충격을 받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 서부지법 구성원에 대한 심리 치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천 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폐허처럼 변한 서부지법 당직실 등의 모습은 단순히 청사가 파손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과 사법 권능에 대한 전면 부정이자 중대한 침해 그 자체였다”면서 “법치주의의 무너짐과 함께 충격받았을 전체 법원 구성원과 국민을 생각하면 한없이 비통한 마음”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우리는 국민이 사법부에 맡긴 중차대한 역할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법원 구성원이 흔들림 없이 각자 위치에서 법치주의의 충직한 수호자로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2시50분쯤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부지법 앞에 집결해 있던 지지자들은 법원 후문을 통해 경찰 저지를 뚫고 난입했다. 지지자 일부는 건물 안까지 들어가 창문을 깨고 시설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경찰은 기동대 등 총 1400여 명을 투입해 진압했고 46명을 체포했다.
구속심사가 열린 전날에도 서부지법에서는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서부지법에 침입한 혐의 등으로 40명이 연행됐다. 경찰은 이틀간 서부지법 앞 집단 불법행위로 총 8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