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도 지난 주 두 차례 재판에 이어 본격적인 심리를 이어간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4일 첫 변론기일 및 16일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고, 다음달 13일까지 총 8회 변론기일을 지정했다.

 
14일 첫 재판이 윤 대통령 불출석으로 4분 만에 끝나 사실상 처음으로 본격적 심리를 진행한 지난 16일 변론기일에서 헌재는 양측의 증인신청을 받았고, 17일 재판관 평의를 통해 증인 총 7명을 채택했다. 국회 측이 신청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전 경찰청장,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총 5명 및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 2명이다. 재판부는 증인당 약 2시간의 신문 시간을 예상했다.

 

 
탄핵심판의 첫 증인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오는 23일 오후 2시 30분으로 예정돼있다. 당초 재판부는 그를 마지막 증인으로 부르려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이 ‘진실 발견을 위해 김 전 장관을 먼저 불러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한 게 받아들여져 맨 앞 순번이 됐다. 김 전 장관은 계엄 사태 전후로 가장 윤 대통령에 가까웠던 인물로, 지난 16일 본인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계엄은 대통령의 정당한 통치행위이지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견지하는 등 지금까지도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 신문에 출석해서도 계엄의 필요성 및 취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에 이어 같은 날 16시엔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있다. 다음달 4일엔 오후 2시 30분 이진우 수방사령관, 오후 4시 여인형 방첩사령관, 오후 5시 30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부른다. 이어 다음달 6일엔 오전 10시 30분 김현태 707단장, 오후 2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증인신문 일정이 잡혀 있다. 경찰‧군‧국정원 관련 증인들에 대해선 계엄 당시 병력‧경력 이동 배치 사실 및 위헌성, 지시 주체 등을 확인하는 취지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 측이 ‘계엄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근거로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 및 안보 위협 주장과 관련해선 ‘대통령실·국가사이버안보센터·국가정보원이 각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보안 점검 관련 문서’와 ‘2020년 총선 전후 선거관리위원 명단, 선거연수원 체류 중국 국적 (투개표)사무원 명단’ 등 자료를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부정선거 의혹 자체를 규명하거나 심리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고,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사정이 실재하는지 및 계엄을 선포하겠다고 판단할 근거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기초해 ‘계엄의 정당성’ 주장에 대한 심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에서 ‘계엄 당시 헌법기관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입증하기 위해 증거로 신청한 CCTV 영상들도 다수 채택됐고, 일부 채택되지 않은 CCTV 영상은 심판정에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증거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채택된 CCTV 영상은 국회, 국회의장 공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관악 청사, 선거정보센터, 선거연수원 등의 자료다.

 
한편 현직 대통령이자 구속 상태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초기부터 ‘필요시 헌재에 직접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라, 헌재도 긴장 상태를 유지 중이다. 만약 윤 대통령이 출석하게 된다면 헌법재판소 인근 및 심판정 내 안전 관리와 관련해 경찰‧경호처 등의 긴밀한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체포적부심사 당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경호 등의 문제로 출석을 하지 않는 쪽으로 선회한 바 있다. 미리 출석 의사를 밝힌 18일 서부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엔 경호처 경호 및 경찰의 안전관리 하에 법무부 차량을 타고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