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귀환…1기땐 한 달간 원화값 3.3%, 코스피 1.2% 상승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모습. 연합뉴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모습. 연합뉴스.

 
‘빅 이벤트’를 앞둔 세계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감돈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으로 귀환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집권 2기엔 2017년 1기와 달리 취임 초기 ‘허니문’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투자자의 경계 심리를 키운다.  

트럼프 행정부 1기는 취임 후 감세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선 뒤 관세 부과 등을 실행했다. 행정부 2기엔 초반부터 관세와 이민정책 등 행정명령을 통한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감세안은 현재 미국 재정 여력이 감소한 데다 의회 동의를 얻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발표될) 행정명령 가운데 불법적 이민자 차단과 보편적 관세, 중국 규제의 강도 등에 따라 리스크가 될지 혹은 허니문을 만들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력은 어땠을까. 트럼프 행정부 1기 출범 후 한 달여간 국내 금융시장은 양호했다. 당시 트럼프 취임 직전인 2017년 1월 20일(한국 시간) 원화값은 달러당 1169.2원에서 2월 말 1130.7원으로 38.5원(3.3%) 올랐다(환율은 하락).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으로 1200원대로 곤두박질쳤던 원화값이 트럼프 임기 시작 후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코스피도 트럼프 취임 후 2월 말까지 소폭(1.2%) 올랐다.  

트럼프 취임 후 1년으로 살펴보면 국내 금융시장의 ‘성적표’는 더 좋다. 2017년 말 미국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1070.5원까지 뛰었다. 트럼프 집권 첫해 원화가치는 11.4% 절상했다. 코스피(2467.49)는 같은 기간 21.8% 상승했다. 수출 효과다. 반도체 훈풍에 2017년 연간 수출액이 전년보다 15.8% 늘었다.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후 61년 만에 최대 성과다. 

상당수 전문가는 1기 출범 첫해와 달리 이번엔 '트럼프 입김'에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줄 수출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엔 수출 전망이 꾸준히 개선됐으나 최근 수출 둔화 우려가 커졌다”며 “여기에 고관세 등으로 통상ㆍ경제를 압박하면 미국 달러대비 원화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일 트럼프 취임을 앞둔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의 경계 심리가 확산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4% 하락해 2520대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주간 종가기준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6.6원 오른(환율은 하락) 1451.7원에 거래됐다.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의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달러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몸값은 11만 달러 돌파를 눈 앞에 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장중 역대 최고가인 10만9114.88달러까지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밈코인(유행성 코인)인 '오피셜 트럼프'는 17일(현지 시간) 발행 후 한때 시가총액이 140억 달러(약 20조원) 넘어섰다가 19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밈코인 발행 소식에 급락해 시가총액이 약 70억 달러 증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