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중소 협력사 매출 첫 90조원 돌파…"동반성장이 경쟁력"

현대차그룹의 중소 협력사 매출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었다. 현대차·기아의 중소·중견 협력사의 합산 매출은 지난 2001년 대비 4.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중소 협력사 매출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었다. 현대차·기아의 중소·중견 협력사의 합산 매출은 지난 2001년 대비 4.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전경.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중소·중견 협력사 매출이 처음으로 90조원을 넘었다. 완성차 업체가 성장하면서 자동차 부품 산업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21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중소·중견 협력사 237곳의 합산 매출이 지난 2023년 90조29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소·중견 협력사의 매출이 90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1년(21조1837억원) 대비 4.3배로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협력사가 약 60만명의 일자리를 만들고, 약 237조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34조8614억원에서 262조4720억원으로 7.5배로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협력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와 협력사 간 평균 거래 기간은 35년으로, 중소 제조업체 평균 업력(13.5년)보다 1.6배 더 길었다. 40년 이상 거래 업체 비중도 36%에 달했다. 미국·유럽·인도 등 글로벌 주요 지역엔 협력사 동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해외 동반 진출 협력사는 690개사로 지난 1997년(34개사) 대비 20배 이상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협력사 동반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장기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이 국내 완성차 5사와 부품사 간 평균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7년~2020년까지는 부품사의 수익성이 높았지만, 이후 완성차 업체의 수익률 크게 증가하며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완성차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1%로 부품사(3%)의 3배에 달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은“코로나19 이후 자동차산업이 공급자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률이 크게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