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전재산 내놨다…'이산가족 대부' 부인의 통큰 기부

연세대학교는 현영숙 이재운장학회 상근이사가 200억 원 상당의 전재산을 대학측으로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왼쪽부터 이재율 이재운장학회 이사장, 현영숙 이재운장학회 상근이사, 윤동섭 연세대 총장. 사진제공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는 현영숙 이재운장학회 상근이사가 200억 원 상당의 전재산을 대학측으로 기부했다고 21일 밝혔다. 왼쪽부터 이재율 이재운장학회 이사장, 현영숙 이재운장학회 상근이사, 윤동섭 연세대 총장. 사진제공 연세대학교

대한민국의 발전은 공학의 발전에 달려 있다.
 
현영숙(85) 이재운장학회 상근이사가 배우자 고(故) 이재운 변호사의 뜻을 이어 200억원 상당의 전 재산을 연세대에 20일 기부했다. 

연세대는 기부금으로 신촌 캠퍼스에 ‘이재운 의생명공학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이공계 인재 육성에 힘쓸 방침이다. 센터에서는 생명과학·공학·의학 등 다양한 이공계 분야 연구가 이뤄진다.

황해도 연백 출신인 이 변호사는 한국전쟁 당시 가족과 헤어진 뒤 홀로 피난길에 오른 실향민이다. 한국에 정착한 뒤엔 구두닦이와 신문 배달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학업을 놓지 않았다.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검사‧변호사로 일했다.

이 변호사는 ‘이산가족의 대부’로도 불린다. 이산가족 상봉과 사할린 교포 귀환 등 인도주의 활동에 헌신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현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의 창립 멤버이자 초기 위원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황해도도민회장, 이북5도연합회 의장, 민주평통 상임위원 등도 역임했고, 지난 2021년 8월 숙환으로 85세에 별세했다.

그는 생전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회를 설립해 “대한민국 발전은 공학 발전에 달려 있다”는 뜻을 펼쳐왔다. 현 이사 또한 장학회를 통해 이공계 인재들을 지원하며 이 변호사의 신념을 실현했다. 재단법인 이재운장학회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공계 학생 82명에게 장학금 1억5500만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현 이사는 “연세대 이공계 분야에서 또 한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기부가 대한민국 의생명공학의 연구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