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확 줄였더니…'무이자 할부'로 대응한 테슬라

테슬라의 모델3. 테슬라코리아

테슬라의 모델3. 테슬라코리아

테슬라가 올해 국내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대폭 줄어든 ‘모델3’에 대해 최근 무이자 할부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조금 삭감에 따라 구매 심리가 위축될까 우려한 테슬라가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4일부터 3월 31일까지 소비자에 인도되는 모델3(RWD, 롱레인지, 퍼포먼스)에 대해 ‘제로-2025년’이라는 이름의 프로모션을 적용한다. 최대 60개월(3300만원 한도)까지 카드사 무이자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프로모션을 이용해 구매시, 수백만 원의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예컨대 모델3 롱레인지 판매가(5999만원)의 절반인 3000만원을 60개월 할부로 카드결제할 경우 이자만 346만원(이자율 4%)을 내야 하는데, 테슬라 무이자 할부 적용시 이자를 낼 필요 없어 사실상 차값할인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가 연초부터 프로모션을 시작한 것은 테슬라 차종의 올해 전기차 국고보조금이 크게 줄어든 것과 무관치 않다. 환경부에 따르면 모델3 RWD의 올해 국고보조금은 183만원으로 지난해 226만원보다 19%(43만원) 줄었다. 반면에 모델3의 경쟁차종인 기아 EV6(2WD 롱레인지 19인치)는 610만원, 현대 아이오닉5(2WD 롱레인지 20인치)는 605만원의 국고보조금이 책정됐다. 테슬라 차종의 전기차 보조금이 국내 완성차의 3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테슬라 차종의 보조금이 줄어든 것은 강화된 환경부 기준을 국내 완성차보다 덜 충족해서다.

국내 테슬라 관련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무이자 할부 관련 글. 네이버 캡처

국내 테슬라 관련 커뮤니티에 최근 올라온 무이자 할부 관련 글. 네이버 캡처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완성차에 비해 테슬라의 보조금 경쟁력이 낮은 상황에서 중국 비야디(BYD) 전기차까지 국내에 출시되자 비교적 저렴한 모델3부터 프로모션에 돌입한 것”이라며 “예비 수요를 미리 끌어오기 위한 탄력적인 대응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11월 모델Y에 대한 무이자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지난해 10월 951대였던 모델Y 판매 대수는 11월 3048대로 한 달만에 220.5% 늘었다. 가격할인 없이 무이자 할부만으로도 판매 증대가 입증되자 이를 모델3에도 적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 사전 판매가 시작된 모델Y 신형(주니퍼)은 가격 문제로 뒷말을 낳고 있다. 모델Y 신형의 국내 판매가는 730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일본(6650만원), 중국(6480만원)보다 각각 650만원, 820만원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차별로 여겨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