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여객기 감식, 항공유 제거 없이 간다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사고가 난 여객기 합동 감식이 선내 항공유를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다. 감식으로 화재 원인이 규명되면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경찰 수사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등 합동조사반이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에 대한 감식 전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31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등 합동조사반이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에 대한 감식 전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합동 감식, 항공유 제거 없이 간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31일 오전 김해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에어부산 여객기 BX 391 위험관리평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항공기는 지난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홍콩으로 이륙하기 전 기내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위험관리평가는 감식 안전성을 평가하려고 진행됐다.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감식 도중 여객기 양쪽 날개에 남은 3만5900파운드(16t)의 항공유로 인한 화재ㆍ폭발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는지 살피기 위한 것이다. 평가에는 여객기 제조사 측 국가인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와 국립과학수사원, 경찰ㆍ소방 당국과 관계 전문기관 등이 참여했다.

강용학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이 3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합동 감식 진행 계획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강용학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이 3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 합동 감식 진행 계획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평가 결과 항철위는 항공유를 제거하지 않은 채 감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강용학 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안전평가에서 화재로 인해 연료탱크 및 각종 시스템 등 영향이나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연료 제거 없이 안전한 조사 작업 진행이 가능한지 등을 살펴 기관 합동으로 내린 결론”이라며 “(여객기의) 펌프 스위치 소실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방수포로 현장 보존, 다음 주 감식  

기내에 반입된 승객 보조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에 대해 강 단장은 “(원인을) 가정을 하는 것은 금기 사항 중 하나”라고 선을 그으며 “모든 것은 현장에서 사실에 근거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감식은 오는 3일 오전 관계 기관 회의를 한 차례 더 거친 뒤 이날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주말 강우 예보와 관련, 강 단장은 “비가 오기 전 방수포 등으로 덮어 비가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식은 객실 내부 1차 분류ㆍ수거 등 작업을 거친 뒤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화재 책임을 따지는 경찰 수사는 감식 결과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수사본부를 꾸리고, 항공사 등의 업무상 과실치상 협의 적용이 가능한지 따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는 지난 28일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일어났다.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 BX391 기내에서 불이 나 승객 등 탑승자 176명이 대피했고, 7명이 경상을 입었다. 불은 1시간여만인 오후 11시 31분쯤 완전히 꺼졌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