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발렌타인데이는 초콜릿보다 굿즈?…‘캐릭터’ 모셔오는 편의점

빼빼로데이·화이트데이와 함께 편의점업계 3대 대목으로 꼽히는 밸런타인데이(14일)를 앞두고, 편의점들이 인기 캐릭터‧브랜드 협업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소장욕 자극” 콜라보

모델이 GS25에서 선보인 발렌타인데이 기획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GS

모델이 GS25에서 선보인 발렌타인데이 기획세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GS

CU는 3일 애버랜드의 푸바오를 잇는 인기 동물 카피바라를 캐릭터화한 ‘뿌직이’ ‘빠직이’ 콜라보 상품 등 34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빼빼로데이 품절 대란을 일으킨 ‘리락쿠마’와도 기획 상품을 내놨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의 조준형 스낵식품팀장은 “기념일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시기”라며 “올해 트렌드 키워드인 무해력(순수하고 귀여운 존재)에 맞춰 귀엽고 깜찍한 선물들을 다양하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GS25는 캐릭터 ‘햄깅’ ‘위키드’뿐 아니라 글로벌 젤리 브랜드인 ‘하리보’,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아티스트 ‘매튜랜질’등과 다양하게 손잡고 기획 세트 41종을 출시한다. 최근 밸런타인데이가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함께 즐기는 기념일 문화로 바뀐 걸 반영, 남녀노소를 아우를 상품을 준비했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세븐일레븐도 1020세대를 겨냥해 170만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미미미누’와의 기획 상품을, 2030층을 사로잡기 위한 ‘토이스토리3’ 속 곰인형 캐릭터 ‘랏소베어’ 콜라보 상품 등 130여 종을 내놨다.

CU는 '무해력'을 콘셉트로 애버랜드 뿌직이&빠직이, 리락쿠마 등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 CU

CU는 '무해력'을 콘셉트로 애버랜드 뿌직이&빠직이, 리락쿠마 등과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 CU

김나영 세븐일레븐 스낵팀담당MD는 “취향이 세분화되는 ‘나노’ 사회인 만큼 대중성을 갖춘 인물, 브랜드보다 특정 대상에 정확히 어필될 콜라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마트24는 벌룬프렌즈의 캐릭터인 ‘미야오캣’을 앞세운 상품 등 119종류의 제품으로 고객층을 노린다.

편의점 업계가 인기 캐릭터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건 매출 ‘치트키’인 데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인지도와 친밀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를 보면 “캐릭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0명 중 7명(68.7%)이었다. 상품 품질이 같을 경우 캐릭터가 프린팅된 상품에 비용을 추가로 낼 의사가 있는지에도 절반 이상(52.6%)이 “그렇다”고 답했다.  


세븐일레븐은 토이스토리를 즐겨본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랏소베어' 기획상품을 준비했다. 사진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토이스토리를 즐겨본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랏소베어' 기획상품을 준비했다. 사진 세븐일레븐

 

초콜릿보다 굿즈가 핵심   

캐릭터 소품이 매출을 좌우하면서 초콜릿과 함께 패키지 형태로 선보이는 굿즈도 키링, 에코백, 쿠션, 슬리퍼, 캐리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GS25 관계자는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캐릭터, 웹툰 IP(지식재산권)와 협업은‘덕질(팬 활동) 소비’로 이어지며 매출 성장을 견인한다”면서 “특히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갖기 위해 상품을 구매하는 MZ 소비자의 특성을 겨냥했다”라고 말했다.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이 밸런타인데이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마트24

이마트24 매장에서 고객이 밸런타인데이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마트24

 

가성비로 부담 낮춰

편의점들은 소비자들의 고물가 부담을 고려해 덤 주기, 카드사 할인, 페이백(환급), 추첨 상품권 등의 행사도 대폭 진행한다. 업계는 올해 금요일의 밸런타인데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GS25 측이 최근 5년(2020~2024년)간 매출 지수를 분석한 결과 금요일이었던 2020년이 128(평균 100)으로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