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 입학 10명 이하 8곳…젊은 인구 전국1위 세종시 무슨 일

지난달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부모님과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부모님과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산 심화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올해 전국 초등학생 입학생이 사상 최초로 33만명대로 내려앉았다. 가파른 인구절벽의 파장은 서울을 비롯해 과거 호남지역 최대 번화가에 자리한 초등학교까지 존폐 위기로 내몰고 있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에서 태어난 7세 아동은 33만4145명으로 1년 전(36만4740명)보다 8.3%(3만595명) 감소했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 대상인 취학 아동 인구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초등학생 감소 추세는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립초등학교 취학 대상자는 5만3956명으로 지난해(5만9492명)보다 9.3%(5536명) 줄었다. 서울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지난해 초등학교 2곳이 문을 닫기도 했다.

광주 중앙초, 전교생 4000명서 23명까지 줄어

연도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연령 인구.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연도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연령 인구. 그래픽=정근영 디자이너

광주광역시에서는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중앙초 입학생이 올해 1명까지 줄었다. 호남지역 최대 번화가였던 금남로·충장로와 인접한 학교는 1907년 설립 후 졸업생 3만6567명을 배출했다. 80년대 초반엔 전교생이 4000명을 웃돌면서 타 지역 학생들은 전학 가기조차 어렵던 학교 중 하나였다.

중앙초는 1975년부터 1980년까지 매년 입학생이 800~900명을 웃돌았으나 1980년대 중반 600명대로 떨어진 후 줄곧 감소해왔다. 올해는 전교생이 23명까지 줄어 교감을 배치하지 않는 학교로 운영된다. 중앙초와 함께 광주 구도심의 중심학교였던 서석초도 올해 입학생이 9명까지 줄었다.


광주는 초등학교 진학생이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2023년 1만2538명이던 입학생은 지난해 1만1392명, 올해 9969명으로 매년 1000명 이상씩 줄었다. 전남도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이 1만108명까지 떨어져 지난해(1만1155명)보다 9.4%(1047명) 감소했다.

초등 신입생, 부산 2만명·광주1만명 ‘붕괴’

2025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달 7일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앞둔 어린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입학 안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2025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지난달 7일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입학을 앞둔 어린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입학 안내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부산에서는 신입생이 2만명 아래로 내려앉았다.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예비소집 대상 학생 수는 1만8422명이다. 2023년 2만2081명, 지난해 2만393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9.7%(1971명) 줄었다.

부산 초등학교 304곳 중 입학생이 10명을 밑도는 학교는 지난해 21곳에서 올해 29곳으로 늘었다. 이중 강서구 A초등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0명이어서 입학식이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에서도 신입생이 없는 학교가 급증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춘천 당림초를 비롯한 소규모 학교 21곳의 신입생이 0명이다. 또 원주 황둔초를 비롯한 23곳은 신입생이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의 초등학생 수는 지난해 6만5746명에서 올해 6만2032명으로 5.6%(3714명) 줄었다.

강원, 21곳 ‘0명’…세종은 8곳 ‘10명’ 밑돌아

지난달 6일 오전 부산 동래구 충렬사 안락서원 교육회관에서 열린 초등학교 겨울방학 전통문화체험교실에 참가한 초등생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전통 예절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6일 오전 부산 동래구 충렬사 안락서원 교육회관에서 열린 초등학교 겨울방학 전통문화체험교실에 참가한 초등생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전통 예절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젊은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세종시도 학령인구 감소의 충격을 피해 가지 못했다.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입학 예정자가 10명 이하인 학교는 8곳에 달했다. 이중 세종시 연동면 연동초는 신입생이 1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세종시 초등학교 입학생은 4579명으로 지난해(4862명)보다 5.8%(283명) 줄었다. 2022년 5555명이던 진학생은 2023년 5311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세종시는 청년인구(15~39세)가 전체 시민의 31%에 달하면서 전국 시·도 중 청년층 비중이 가장 높다.

서울, 초·중학교 폐교 속출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열린 2025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에서 예비신입생과 학부모가 취학통지서 접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서 열린 2025학년도 신입생 예비소집에서 예비신입생과 학부모가 취학통지서 접수를 하고 있다. 뉴스1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학교도 늘고 있다. 서울에서만 지난해 공진중·염강초(강서구), 덕수고·성수공고(성동구), 화양초(광진구), 도봉고(도봉구) 등 6곳이 폐교된 데 이어 경서중(강서구)은 올해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전북에선 올해 김제 심창초를 비롯해 초등학교 7개와 임실 운암중 등 8곳이 폐교된다. 군산에서만 개야도초·신시도초·금암초·마룡초 등 4곳이 문을 닫는다. 전북교육청은 2023년부터 학생 10명 미만인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추진해 지난해까지 12개 초·중학교가 폐교됐다.

폐교 활용 방안 고심…“지역 자원 활용해야”

지난달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어머니와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서창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 소집에서 예비 초등학생이 어머니와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을 닫는 학교가 늘면서 폐교 부지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6개 폐교 중 절반 이상이 서울시교육청 산하 부서나 노동조합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폐교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8억6000만원을 투입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9월 폐교 부지를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폐교재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이효원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폐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폐교를 방치하기보다는 주민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지역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