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北, 쿠르스크 복귀"…북·러 드론 공동양산 움직임도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자취를 감췄던 북한군이 다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최대 2만5000명의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에 추가 파병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 바 있어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쿠르스크 작전 지역에서 새로운 공격이 발생했다”며 “러시아군이 다시 북한군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군인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도 “러시아 측에서 싸우던 수천 명의 북한 군대가 몇 주간 일시적인 전투 중단 이후 쿠르스크 전선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AP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의 결속이 강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북한이 러시아에 2만~2만5000명 규모 병력을 추가로 파병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주장도 했다.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돼 드론에 맞서 싸우는 북한군 병사들. 사진 우크라이나군 배포 영상 캡처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돼 드론에 맞서 싸우는 북한군 병사들. 사진 우크라이나군 배포 영상 캡처

북한은 지난해 11월 약 1만1000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됐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자취를 감췄다는 게 그간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당국의 파악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 “북한군이 상당한 피해를 보고 퇴각했으며 이들이 추가 훈련을 받고 다시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도 현지 매체에 “(북한군의 후퇴는) 단지 재편성 (과정)일뿐 ”이라며 “더 많은 병사가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당국은 북한군 사상자와 실종자가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없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대화가 진행되는 모양새가 돼선 안 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전에 자신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는 14~16일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 안보 회의에 참석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측 대표인 JD밴스 부통령과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등과 만나 관련 논의를 할 지 주목된다.

NHK “북·러 드론 공동개발…올해 양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 공격형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고 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들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 공격형 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고 있다. 뉴스1

한편 NHK는 “북한이 러시아와 기술 협력을 통해 여러 종류의 무인기(드론)를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8일 보도했다. NHK는 북한과 러시아 관계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파병 대가로 러시아 측과 무인기 개발과 생산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를 두고 북한군 파병 이후 실질적으로 북·러간 군사기술협력이 심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지난해 12월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기술지원과 협력 증대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의 파병 및 무기 지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 비준에 따른 ‘보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NHK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선 러시아 측의 지원이 소극적”이라며 “러시아는 북한이 핵실험 등을 할 경우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려 한다”고 전했다. 지역 내 긴장감을 급격히 높일 우려가 있는 핵무기 대신 무인기 개발을 파병 대가로 북한에 지원하려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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