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손짓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한국 공관들은 한국 국적자가 불법이민 단속 과정에 체포될 경우 현지 법제도 및 구제책을 안내하고 필요 시 귀국지원을 하는 등 영사조력을 적극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뉴욕총영사관 동포업무 담당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만나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동포사회와 우리 기업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대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본부 및 여타 미주지역 공관 등과 협업 체계를 유지하고 필요하면 신속하고 적극적인 영사조력을 제공하기 위해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사조력이란 사건·사고로부터 재외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제공하는 도움을 말한다.
영사조력에는 ▶미국 법제도 및 구제책 안내 ▶초동대응 단계 법적 자문 ▶현지 변호사 및 통역인 정보 제공 등 법률상담·정보제공 등이 포함된다. 다만, 총영사관이 직접 법적 조치를 취하거나 대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 필요 시 여권(여행증명서)을 발급하거나 국내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 무연고·무자력자를 상대로 한 정착 지원 등 업무도 한다.
미 당국은 합법적인 체류 신분이 아닌 한인 서류미비자(불법 이민자)를 체포했더라도 미국 내 한국 공관에 이를 통보할 의무는 없다. 체포된 한인이 영사조력을 희망할 경우 한국 공관에 체포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美당국, 범죄이력 불법체류자 집중 타깃…한인 체포사례 잇따라
특히 지난달 28일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이민 단속과 관련해 한인이 체포된 사례가 미 백악관 발표로 처음으로 알려진 이후 미국 내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한인 이민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미 정부는 이후 한국 국적자 체포 사례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범죄 이력을 가진 이들을 표적으로 삼은 미 이민세관집행국(ICE)의 집중 단속에서 복수의 한국 국적자가 추가로 체포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 불법체류자 10만명대 추산…한인 사회 뒤숭숭
미국 내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한인들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는 시민권을 취득해 미국인이 된 경우가 아니라면 미 정부의 이민자 단속 칼바람에서 완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 등 한인동포 권리옹호 단체에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체류 신분 관련 상담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한국인의 수는 특성상 정확한 통계는 없고 추정치만 있다. 그러나 그마저도 최신 자료는 없고 기관별 추정치의 차이도 크다.
미 싱크탱크 이민자연구센터(CMS)는 보고서에서 지난 2022년 기준 미국 내 총 1094만명의 서류미비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고 이 가운데 한국인은 약 13만명 수준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