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모 해리 트루먼호, 지중해서 상선과 충돌…"인명 피해 없어"

 

미 해군 항모 USS 해리 S. 트루먼호가 지난해 11월 25일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 해군 항모 USS 해리 S. 트루먼호가 지난해 11월 25일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USS 해리 S. 트루먼'호가 지중해에서 상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 해군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항모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사고는 현지시간 12일 밤 11시 46분쯤 이집트 북동부 지중해에서 파나마 국적의 화물선 베식타스-M과 부딪치며 일어났다. 


미 해군은 "충돌로 인한 침수나 부상자 발생 보고도 없으며, 동력원인 원자로 2기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사고 경위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역은 수에즈 운하를 드나드는 배들로 늘 붐비는 지역이다. 

트루먼호는 지난해 12월 14일부터 홍해에서 미국 중부사령부 휘하에 배치돼 9개 비행대대를 승선시키고 순양함 1대와 구축함 2대의 호위를 받아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최근 트루먼 항모전단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가했다.

하마스와 함께 이란이 이끄는 이른바 '저항의 축' 일원인 후티 반군은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 지원 명목으로 홍해를 지나는 외국 선박들을 위협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온라인 선박 추적 서비스 '베슬 트래커'에 따르면 충돌한 상선 베식타스-M 역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2003년에 건조된 벌크선인 파나마 선적의 이 배는 길이 188m, 만재 배수량은 2만9353톤으로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트루먼호의 절반에 못 미치는 크기다.

이 배는 요르단의 아카바항을 출발해 루마니아의 흑해 항구도시인 콘스탄차로 가던 중이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 해군 선박과 상선이 충돌하는 사고는 드물며, 이번이 7년여 만에 처음이다.

최근 주요 사고는 서태평양에서 2017년에 2차례 발생했으며, 각각 해군 군인 7명과 10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017년 6월에는 미국 해군 구축함이 일본 해안 인근에서 컨테이너선과 충돌했으며, 2개월여 후에는 싱가포르 해안 인근에서 또 다른 미국 해군 구축함이 유조선과 충돌했다.

당시 사고들로 관련 지휘관 등이 무더기로 직위해제·면직 등 조치를 당하거나 퇴역했으며, 미국 해군 선박 전체가 가동을 멈추고 안전점검을 받았다.